러, 몰도바에 "EU와 거리두면 천연가스 더 줄게"

송경재 2021. 10.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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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 업체 가즈프롬이 몰도바에 거부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다.

러시아 정부가 통제하는 가즈프롬은 지난달 장기계약이 끝나자마자 몰도바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규모를 3분의1 줄였다.

몰도바의 친 EU 성향을 완화하는데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로 내세운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가즈프롬이 몰도바의 유일한 천연가스 공급업체라는 점을 지렛대 삼아 러시아가 몰보다의 친서방 정책을 되돌리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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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노골적인 천연가스 무기화
경제난으로 거절하기 어려울 듯

러시아 국영 가스 업체 가즈프롬이 몰도바에 거부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다. 유럽연합(EU)과 협력을 줄이면 싼 값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이다. 가즈프롬은 몰도바에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정하고, EU와 합의한 에너지 시장 구조개혁을 연기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영 가스업체를 통한 천연가스의 정치적 무기화 작업이 노골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겨울철 에너지 위기에 봉착한 옛 소련 출신 독립국 가운데 하나인 몰도바에 가즈프롬이 이같은 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몰도바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겨울철 에너지 수급에 몸이 달아있다. 러시아 정부가 통제하는 가즈프롬은 지난달 장기계약이 끝나자마자 몰도바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규모를 3분의1 줄였다. 이전보다 2배 이상 높은 값을 내야 가스 공급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몰도바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러시아는 이달 가즈프롬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가스공급 협상에서 대신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가즈프롬이 몰도바 관리들에게 가스 가격을 낮춰줄테니 EU와 맺은 FTA를 조정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실상은 EU와 FTA를 폐기하고 러시아 주도로 만든 유라시아경제동맹(EEU)에 가입하라는 뜻이다.

가즈프롬은 또 몰도바가 EU와 맺은 협정 이행을 늦출 것도 요구했다. 가스 시장을 자유화해 더 많은 경쟁을 허용토록 하는 방안이다. 가즈프롬이 몰도바에 세운 자회사 몰도바가즈는 현재 몰도바의 가스망 운영과 거래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가스 시장 자유화는 몰도바가즈의 영향력 감퇴를 부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몰도바에 친 EU 정권이 들어서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몰도바에서는 지난해 친 EU 성향의 마리아 산두 대통령이 집권했고, 올해 7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친서방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있다.

가즈프롬의 가스 공급 대규모 감축과 새로운 제안은 이같은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몰도바의 친 EU 성향을 완화하는데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로 내세운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가즈프롬이 몰도바의 유일한 천연가스 공급업체라는 점을 지렛대 삼아 러시아가 몰보다의 친서방 정책을 되돌리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초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의심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행동은 말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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