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시민군, 故노태우 유족과 화해의 악수했다
유족측 "너그럽게 용서해주길"
與野 "공과 엇갈렸던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 씨가 찾아와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해 눈길을 끌었다. 주변에서는 진정한 화해와 용서를 실천한 것이라며 극찬했다.
박씨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위로했다. 박씨는 "작년 5월 (노 변호사가) 광주를 찾아갔을 때 만났고,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 찾아오겠다고 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문 뒤 노 변호사와 악수한 후 서로 팔과 등을 두드리며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박씨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되신 노 전 대통령은 아들 노 변호사를 통해 수차례 광주학살의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며 "온 국민이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데, 지역·계층·정치 세력이 하나 된 대한민국을 위해서 오늘을 기점으로 화해하고 화합하고 용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과 일부 시민단체에선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은 역사의 죄인" "국가가 예우하는 자체가 죄"라며 강경 일변도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자의 일부는 흘러간 역사 앞에서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다.
박씨는 "전두환 씨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학살에 대한 사죄를 표명하고 돌아가신 유족들이나 그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정계·관가·재계의 공식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여당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과(過)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12·12 군사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서도 "아들을 통해 사과한 것은 국민께서 평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의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공(功)을 부각했다. 이준석 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전두환 일가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례식은 서거일인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러지며 유해는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는 "공과가 엇갈렸던 대통령"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이지용 기자 / 성승훈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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