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보건교사들 "보건교사의 업무 정상화하라"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 따라 학교계획 수립여부 확인하라"
"방역인력 채용 및 수당지급 등 각종 인사나 회계업무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하라"
"물탱크 청소 등의 시설관리 업무를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학교통합지원센터로 이관하라"
경남교육청 "내년부터 먹는물 수질검사, 저수조 청소, 소독업무 교육지원청 이관 추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7일 경남교육청 중앙현관 앞에서 보건교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남 보건교사 업무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경남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방역·소독' 업무가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했다"며 "그 결과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에 '방역·소독' 업무는 행정지원팀에서 담당하도록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학교별 계획서에는 649개의 응답학교 중 88.9%의 학교에서만 담당하고 있었고 '방역·소독' 업무의 담당자로도 약 85%의 학교에서만 행정실 직원으로 지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별 계획서와는 다르게 실제 '방역·소독' 업무를 행정지원팀 소속의 직원이 아닌 보건교사나 담임교사가 업무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면서 "즉 매뉴얼과 학교별 계획서는 한 낱 종이 문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2016년에 제작해 모든 학교에 보급한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학교별 소속 교직원을 발생감시팀, 예방관리팀, 학사관리팀, 행정지원팀으로 나누고 각 팀의 역할을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전교조는 또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 4항에 의하면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학교보건법, 학교보건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 어디에도 학교시설을 보건교사가 담당한다는 내용은 없다"면서 "하지만 경남 보건교사는 물탱크 청소, 수질검사, 석면관리, 공기청정기, 정수기, 라돈측정 등 수많은 시설관리 업무를 그동안 대부분 담당해 왔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어 "방역인력과 같은 자원봉사자를 채용하고 수당을 지급하는 일도 전가되어 보건교사가 담당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시기 누구보다 학교에 일찍 출근해 학생을 살폈으며 누구보다 많은 공문을 처리해야 했다. 보건실로 밀려드는 학생을 한 명, 한 명 자세히 봐주기보다 컴퓨터 앞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매달려야 했던 것이 실제 경남 보건교육의 비정상적인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특히 올해 2학기 전면등교 확대를 앞두고 교육부에서조차 방역인력과 관련한 업무를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지원할 것을 도교육청에 지시했고 전교조 경남지부도 학교별 행정지도를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지도 의무가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그러면서 모든 학교가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학교 계획을 수립했는지 확인 확인하고 실제 그렇게 하도록 즉시 행정지도를 실시할 것과 방역인력 등의 채용이나 수당지급 등 각종 인사나 회계업무를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즉시 행정지도를 할 것을 요구했다. 또 물탱크 청소, 수질검사, 석면관리, 공기청정기, 정수기, 라돈 측정 등의 시설관리 업무를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학교통합지원센터로 관련 업무를 이관하라고도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매주 한 차례씩 경남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남교육청은 행정지도를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학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에서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각급 학교의 '학생감염병관리조직'의 구성과 역할은 각 학교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직의 구성과 역할에 대한 결정 권한은 학교장에게 부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 및 행정효율과 협업촉진에 관한 규정 제60조(업무의 분장)에 따라 학교장은 학교사무의 통할권과 소속 교직원을 지도 감독하고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해 교직원 간의 업무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소관 업무를 단위업무별로 분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은 학교환경위생업무의 학교통합지원센터로 이관 요구에 대해 "단위학교의 공통적, 반복적 업무를 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해 학교의 교육활동 전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학교환경위생업무 중 먹는물 수질검사, 저수조 청소, 소독업무를 2022학년도부터 교육지원청에서 지원(이관)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각급 학교에 업무분장 세분화에 관한 사항을 안내해 특정인에게 업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협조 요청하고 업무에 대한 갈등 상황을 대화와 타협, 상호이해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소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CBS 송봉준 기자 bj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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