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인수합병 '썰'.. 주가띄우기 미끼된 네이버·카카오

장형태 기자 2021. 10. 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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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톡]
네이버 서비스에서 이용 가능한 라인 이모티콘(왼쪽)과 카카오 라이언 이모티콘

플랫폼 문어발 확장 논란으로 잠시 잠잠했던 네이버·카카오의 인수합병 ‘썰’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인수한다’ ‘카카오가 투자한다’ 같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증권 정보지 형태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인수 후보로 거론된 기업 주가가 요동치는 것이죠.

이달 들어서는 ‘네이버가 한 보험사를 한 주당 2만원에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다’는 정보가 돌았습니다. 이 회사 주가는 10% 넘게 올랐습니다. 정작 네이버 투자팀에서는 “한 번도 투자를 고려해본 적 없는 업체”라며 “5월부터 자꾸 네이버와 연관 짓는 소문이 도는데 난처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IT 업계에서는 “네이버 카카오가 주가 띄우기의 미끼가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올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는 신사업 발굴과 인재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감에 편승한 미확인 ‘증권 정보’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제주은행(2월), 예스24·인터파크(8월) 인수설이 돌았고, 카카오는 SM엔터·씨티카드(5월), 인터파크(8월) 인수 소문이 파다했죠. 하지만 소문에 근거한 기사가 나오고 이에 대한 부인이 뒤따르며 주가가 폭락하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 업체에 동시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식의 시나리오가 돌면, 주가 등락 폭은 더 커집니다. 두 회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벌어지면, 매각 가격이 확 뛴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지난 7월 인터파크 인수전 초기에 네이버 카카오가 검토한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이 회사 주가는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두 회사는 “투자설명서 정도만 받아봤을 뿐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소문을 믿고 급등주에 올라탔다 가격이 폭락하면 개미 투자자도 낭패지만, 두 회사의 투자 담당자들도 속이 타고 있습니다. 보도가 나오면 공시를 하든 해명 자료를 내든 반박을 할 수 있지만, 정보지가 돌면 공식적인 대응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개미 투자자들이 ‘네이버 카카오 인수’ 루머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 냉정한 투자 태도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뒤늦게 작전 세력을 탓해봤자, 투자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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