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빈소 찾은 5·18 시민군 "오늘 기점으로 화해 계기 되길" [영상]
전두환 전 대통령 향해 "이제라도 용서 구하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 씨가 27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으로 역사적으로 비판받아온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별세하기 전 “과오를 용서바란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의 핵심 관계자가 직접 조문한 것이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으며 신군부에 맞섰던 박남선씨는 계엄군에 잡혀 가혹한 고문을 당하고 사형수로 복역하다 3년여 만에 풀려났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와 악수하며 조문을 마친 박씨는 기자들과 만나 “5·18이 발발한 지 41년이지만 실체적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분이 사죄의 말씀을 해준 것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고인이 되신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드님이신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여러 차례 광주학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대해 사죄한다고 이야기하셨다. 물론 본인의 육성으로 그런 얘기를 들은 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께서 직접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아드님께 말씀드렸지만, 병석에 누워계셔서 아드님께서 광주를 방문했다고 했다”며 “전두환 씨를 비롯한 어떤 사람도 사죄 표명이 없었는데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드님을 통해) 그런 입장을 밝혀 내가 오늘 조문을 온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유족과 어떤 대화를 했냐는 물음에는 “전두환 씨가 돌아가셨으면 오지 않았을 것인데, 노 전 대통령은 용서를 구했고 이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시점이 돼 왔다”고 답했다.
또 정부의 국가장 결정에 대해서도 “사람이 살다 보면 잘잘못이 있는데, 잘잘못을 통렬히 반성하는 입장이라면 굳이 국가장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5·18 유족 전체의 생각이 아니라 당시 사형을 선고받았던 제 개인으로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어 “온 국민이 통일을 염원하는데 이제 오늘을 기점으로 정치 세력들이 화해하고 화합하고 용서했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 학살에 대한 사죄 표명을 하고 유족들이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박씨의 조문에 대해 유족 측은 “노재헌 변호사가 광주에 갔을 때 박씨를 만났다. 당시 박씨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 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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