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과 싸우는 한국영웅 웹툰으로 세계 공략"

박대의 2021. 10. 27. 1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수현·한동우 엘리모나 프로듀서
초능력 주인공 앞세운
'변방의 외노자' 등 제작
게임·웹소설 등 기반으로
독창적 신작 만들 것
엘리모나의 총괄 프로듀서 이수현(왼쪽)과 한동우가 대표작 `나 혼자 네크로맨서`와 `변방의 외노자`를 소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올해 초 웹툰 제작사 와이랩은 새 레이블(별도 조직) '엘리모나'를 출범했다. 2017년 인기 웹툰작가 무적핑크를 주축으로 한 '핑크잼'으로 웹툰 업계 첫 독립 레이블을 선보인 데 이은 두 번째 시도다.

이번엔 '세상의 돈과 권력'과 '테러대부활'에서 사회 비판적 소재를 짜임새 있게 풀어내 주목받은 한동우 작가(33), '언밸런스X2'와 '모디파이'에서 날카롭고 강한 느낌 작화를 보여준 이수현 작가(42)가 손을 잡았다. 와이랩 소속으로 본인들 작품을 만들어온 이들이 이제 프로듀서로 다른 작가들 웹툰을 총괄한다.

초능력 히어로들의 판타지 세계관을 구축한 '슈퍼스트링'과 10대들이 현실에 부딪히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블루스트링'을 선보이며 와이랩이 '한국판 마블'로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독립선언을 두고 업계에선 물음표를 띄웠다. 아무리 대형 제작사 품에 있더라도 인지도를 생각하면 새 회사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모험이다.

서울 합정동 와이랩 본사에서 만난 이들에게 독립 이유를 묻자 "와이랩이 가진 성격과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작품 작화를 관리하는 '아트 총괄 프로듀서'인 이 작가는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다른 결의 작품을 선택하는 데 빠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며 "조직이 커질수록 의사결정이 느려지는 단점을 보완해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업계에 대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인 한 작가는 "와이랩이라는 거대한 품 안에 있기에 도전이 가능한 것 같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엘리모나는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중앙기획형 작품을 제작해온 와이랩과 달리 게임, 웹소설 등 지식재산권(IP) 기반 작품이나 독창적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노블코믹스' 웹툰 2개를 시작으로 10여 개 연재작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강력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다른 등장인물과 협력하지 않고 홀로 주목받는 '먼치킨' 장르로 편중되는 현상은 웹툰 한계로 꼽힌다. 현재 엘리모나가 연재하고 있는 작품 '나 혼자 네크로맨서'와 '변방의 외노자'도 이 같은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나혼자 네크로맨서'는 괴물들에게 점령당한 도시에서 주인공이 주술사 자격을 획득하면서 위기 속에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방의 외노자'는 일하지 않으면 죽는 주인공이 외계인들이 사는 지구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작가는 "노력, 승리, 우정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여줬던 2000년대 초반 인기작과 달리 지금 시대 독자들은 이미 성장한 캐릭터를 요구한다"며 "자기의 감정을 이입해 주인공이 받는 스트레스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최근 웹툰 독자 특성"이라고 분석했다. 한 작가는 "모두가 지금 왜 이런 작품만 나오냐고 묻지만 결국 매출이 이를 증명한다"며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이기에 시장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블코믹스로 연재를 시작했지만 최종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동시에 키워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와이랩보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업계 불문율이 된 해외 진출에 있어서는 속도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작가는 "한때 한국적인 작품을 해외에서 받아주지 않아 무국적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며 "이제는 한국의 세계관이 담긴 작품으로 충분히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