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 ARS 본인인증 두고 신경전..홍 "누구 찍으라 강요하면 용서 안 해"

윤혜주 2021. 10. 27. 16: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RS 본인인증 도입은 선관위가 거절했지만
홍 "부정투표 방지" vs 윤 "선거 참여 방해" 설전
현역 의원 대거 참여한 尹캠프에 홍준표 경고
홍준표 의원(왼),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확정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내 경선 후보자들 사이 신경전이 한층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입니다. '당원투표 ARS 본인인증'을 요구한 홍준표 의원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어르신들의 투표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 측은 당원들에게 대리투표를 해주겠다고 문자나 돌리지 말라고 윽박 질렀습니다.

부정투표 방지 vs 선거 참여 방해
홍준표 의원 측은 당원 전화 ARS 투표를 놓고 본인 인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모바일 투표의 경우에는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는데 반해 전화 ARS 투표는 책임당원 여부만 확인한 후 투표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5일 홍 의원 측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대리투표 등의 부정투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중차대한 대통령 후보 경선이 자칫하면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화 ARS투표에도 최소한 1회 이상 본인 인증철차를 도입해 달라"고 주장했지만 선관위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주호영 의원 / 사진 = 공동취재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오늘(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후보는 어르신들의 투표 방해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주 의원은 "전화 ARS투표는 사전에 등록된 책임 당원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책임 당원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에 투표 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히 추가적인 본인 인증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며 "홍 후보가 이런 주장을 하는 건 전화 ARS투표 절차를 복잡하게 해서 어르신 당원들의 투표율을 낮추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제 당 내 최종 경선 룰 결정에서도 (일반여론조사의) 역선택 우려가 제거되지 않았음에도 홍 후보가 주장해온 사실상 4지선다형 질문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양보했다"며 "하지만 홍 후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벌써부터 우리당 지지자들의 선거 참여를 방해하기 위한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것인지, 윤 캠프는 당원을 향해 ‘대리투표 해주겠다’는 문자나 돌리려고 ARS 본인 인증 절차를 극렬 반대한 것인가"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 대변인은 "주 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우리 당 소속 어르신들이 본인인증도 못 하는 사회에 뒤처지신 분들이 된다"며 "지난번 2030 세대 폄훼에 이은 노인 세대 비하 망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현재 국민의힘만 당내 경선 여론조사 시 ARS 본인인증 절차가 없다. 홍 후보가 ARS 여론조사 본인인증 절차를 주장하는 이유는 ‘대리투표’ 방지 등 투표의 4원칙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최소한의 요구"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홍 의원 캠프는 오늘 선거관리위원회에 당원이 제보해온 윤 캠프 ‘대리투표’ 의혹 문자를 고발 조치했다"며 "선관위는 3차 컷오프 경선 시 ARS 본인인증 절차를 조속히 도입해 우리 당 경선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현역의원 30명 尹캠프…"당원에게 투표 강요 말라"
홍준표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홍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강원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당원들에게 누구 찍어라 강요하는 국회의원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윤 전 총장을 돕는 국회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홍 의원은 "당의 주인은 당원들이다. 국회의원은 지나가는 과객에 불과하다"며 "당원들에게 갑질하고 명령하고, 경선 끝나고 내가 그런 사람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8월 윤석열 후보가 정권 교체의 대안으로 보고 전국에서 우르르 줄 선 국회의원이 대부분인데 지금은 발을 뺄 수도 없다"며 "일선 지구당에서 윤석열 후보 찍으라고 해 당원들의 반발이 많은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책임 당원들의 권리를 존중해야지 국회의원들이 줄 섰다고 누구 찍으라고 강요할 수 있나"고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대구·경북(TK) 5선인 주호영 의원,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박진 의원, 김태호 의원 뿐만 아니라 홍준표 의원 '저격수' 역할로 주목 받았던 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대거 합류시킨 윤 전 총장에게 조직 투표에 나서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선 겁니다. 현재 윤 전 총장 캠프에는 현역 의원만 30여 명에 달합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각계 각층의 지지선언이 전국적으로 매일 쇄도하고 있는데 상대후보 측은 한물 간 정치인들만 끌어 들이고 있다"며 "제 뒤에는 당원과 국민들이 있는데 상대후보 측은 기득권 정치인들만 가득하다. 누가 이기는지 한 번 보자"고 적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