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처음처럼' 안따지나요..
[스포츠경향]
힘껏 돌렸을때 띠리릭~ 소리를 내며 한 번에 따지는 게 술맛의 시작인데….
일부 ‘주당’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 온 “‘처음처럼’ 소주의 뚜껑이 잘 따지지 않는다”는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부터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처음처럼’의 뚜껑이 한 번에 따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이 때문에 경쟁사 제품으로 갈아탔다는 사례가 잇따를 만큼 주당들 사이에서는 ‘나름 예민한’ 문제였다. 주문한 소주가 나오면 손으로 잡아 몇 바퀴 돌려 흔든 후, 띠리릭~ 소리와 함께 단숨에 뚜껑을 여는 ‘쾌감’을 술자리의 시작으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
이 때문에 ‘실제로 잘 안 따진다’ ‘착각이다’ 등 이를 두고 주당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분분했다.
그런데 ‘스포츠경향’이 확인한 결과, 이 같은 불만은 실제 제품 개발상 문제점이 있어 야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 포함)에 따르면, ‘처음처럼’의 병뚜껑 문제는 병뚜껑 하단 부분 절개 간편화를 위해 공정이 개선된 7월 이후 생산 제품부터 발생됐다.
공병 재활용 과정에서 편리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병뚜겅 하단 링 부분’까지 한 번에 잘려 나가도록 기존 방식을 바꾼 것인데, ‘따개 주름’이 병뚜껑 아래까지 덜 들어가 잡히면서 뚜껑이 한 번에 안 따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기존엔 이른바 ‘원 스플릿 방식’으로 한 번에 뚜껑을 돌려 따기 편했지만, 이 과정에서 뚜껑 하단부가 분리돼 떨어져 나가는 ‘링’ 구조가 단점이었다. 이에 수거 이후 이 ‘링’을 수작업으로 분리 폐기해야 했는데, 재활용 공정에서 별도 손품이 매번 들어가는 등 경제성이 떨어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단점을 보완하고 재활용 효율을 올리고자 하단 ‘링’마저도 한 번에 같이 끊어지는 ‘투 스플릿’ 방식을 지난 6월 개발했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신제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에선 ‘병뚜겅이 한 번에 안 따진다’는 지적이 속출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초도제품의 제작상 문제점으로 의도하지 못한 불만을 사게 된 셈이다. 이후 회사 측은 공정을 보완한 새 제품을 내놓았지만 일부 회전율이 낮은 지역의 매장에선 여전히 ‘문제의 제품’이 유통 중인 상태다.
롯데주류 측은 “공병 재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별도 비용을 들여 제작했는데 고객 불만이 올라온 게 사실”이라며 “이후 기존 뚜껑으로 9월부터 다시 내놓았지만 일부 판매가 빠르게 회전되지 못한 지역엔 ‘투 스플릿’ 방식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뚜껑이 잘 열리지 않는다는 사례들 중엔 냉장고에서 꺼낸 직후, 병에 ‘냉기’가 많은 상황에서 더 안 따진다는 분들이 있고, 또 어떠한 경우엔 첫째 병이 아닌 두 번째, 세 번째 병부터 안 따진다고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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