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고통받아야 하나" 중대재해 사망 노동자 유족의 절규

부산CBS 박진홍 기자 2021. 10. 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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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정순규 씨가 경동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일하다 숨진 지 2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의 절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 사망자 김용균 씨 어머니, 평택항에서 숨진 고 이선호 군 아버지, CJ제일제당 공장 현장실습 사망자 김동준 군 어머니, 수원 공사장 사망자 고 김태규 씨 어머니와 누나 등 일하다 숨진 노동자들의 유족이 참석해 강력한 처벌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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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부산 경동건설 공사장 사망자 정석채 씨 2주기 추모 기자회견
정씨 아들 "아버지 죽음은 수많은 잘못이 모여 일어난 사건이자 의도적 살인"
태안화력 고 김용균 씨 어머니 등 산재 유족 모여 "엄벌 촉구" 한목소리
다단계 하도급 구조 해소, 경영자 처벌 위한 법 개정 주장도
고 정순규 씨 아들 정석채(가운데) 씨가 아버지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진홍 기자
고(故) 정순규 씨가 경동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일하다 숨진 지 2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의 절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일하다 숨진 노동자 유가족들은 한목소리로 더는 이런 일이 없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27일 오전 10시 30분 부산고등법원 정문 앞에서는 경동건설 아파트 공사장에서 숨진 고 정순규 씨의 2주기 추모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들 정석채 씨는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한가운데 서 있었다.

정씨는 "사진으로라도 아버지와 함께하고 싶어 사진을 챙겨왔다. 돌아가신 지 2년이 됐지만, 아버지가 참 보고 싶은 오늘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씨 아버지 정순규 씨는 지난 2019년 10월 부산 남구 경동건설 신축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숨졌다. 이후 정씨는 생업을 뒤로한 채 현장의 안전장치가 미흡했던 점과 사건 현장이 사후 훼손된 사실을 조목조목 짚었고, 심지어 아버지를 안전관리 감독자로 표시한 문서가 위조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원청업체인 경동건설 현장소장과 하청기업인 JM건설 이사 등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경동건설 안전관리자에게 금고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처벌 수위가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씨는 "아버지의 죽음은 과실이 축적되고 수많은 잘못이 모여 일어난 사건" 이라며 "부디 2심은 구형도 판결도 강력하고 엄중하게 내려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부산운동본부 관계자들과 산재 사망자 유족들이 고 정순규 씨를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 사망자 김용균 씨 어머니, 평택항에서 숨진 고 이선호 군 아버지, CJ제일제당 공장 현장실습 사망자 김동준 군 어머니, 수원 공사장 사망자 고 김태규 씨 어머니와 누나 등 일하다 숨진 노동자들의 유족이 참석해 강력한 처벌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는 "사건을 감추는 자가 진범이다. 적반하장으로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당사자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회사에는 강한 처벌만이 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반복되는 산재 사고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건설노조 부울경지부 주우열 조직국장은 "산재가 반복되는 원인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해결하고, 산재 발생 시 책임자인 경영자를 처벌해야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원래 취지대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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