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코로나 대응 부적절했다'..브라질 의회 기소 결정

"집단학살 등 반인도적 범죄 포함 9가지 범죄"
대통령 외 77명·2개 기업도 범죄 주체로 지목

브라질 상원의 조사위원회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9가지 범죄 혐의가 있다며 대통령 기소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승인했다. 사진은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해밀턴 모우라오 브라질 부통령(왼쪽)이 25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플라날토 궁전에서 열린 국가녹색성장계획(National Green Grow Program)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 © AFP=뉴스1 © News1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브라질 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온갖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대통령을 기소해야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승인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상원의 조사위원회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반인도적 범죄를 포함, 코로나19 대유행 대처와 관련된 9가지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를 기소해야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6일(현지시간) 승인했다.

위원회가 6개월 동안 준비한 이 보고서는 분량만 1300쪽이 넘는다. 여기엔 보우소나르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과 외출 자제 등의 방역조치에 반대하고 백신 구입을 지연시키는 등 코로나19 위험성을 키웠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통령 외에도 77명의 인물과 2개 기업이 관련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공개된 보고서 초안에는 보우소나루를 집단학살 및 살인 혐의로 기소할 것을 요구하는 대용이 담겼으나, 상원의원들은 법률적인 이유로 이 같은 혐의들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또 그들은 기소 대상에 10명을 추가하기로 했다.

추가된 인원 중엔 올해 초 병원의 산소공급 부족으로 환자들이 질식사하는 사태를 초래한 아마조나스주의 윌슨 리마 주지사도 있었다. 그는 현재 의료 장비 구매와 관련된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보고서를 보고한 레난 칼헤이로스 상원의원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혼란은 인류 최악의 재앙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히틀러와 피노체트를 포함한 독재자들의 편에 있었다"고 비판했다.

보우소나루의 대변인실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기소 대상으로 지목된 리마는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것은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그는 "난 위원회의 조사도 받지 않았다"며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린 건 전적으로 정치적이고 선거적인 의도"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공식적인 혐의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기소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원 조사를 "농담"으로 일축한 바 있다.

buen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