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가 수상하다..믿었던 '후', 너마저" K-뷰티 '먹구름'

오정은 기자 2021. 10. 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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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3분기 뷰티 매출 10.2% 하락..中 소비경기 둔화 영향

중국 소비경기가 급속 냉각되면서 중국 시장을 주 무대로 활동 중인 K-뷰티 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K-뷰티 대표 브랜드인 LG생활건강의 '후'마저도 3분기 중국 매출이 크게 둔화됐으며 또 다른 럭셔리 브랜드 '숨'의 경우 중국 현지 매출이 26%나 급감했다.

헝다(恒大)그룹 사태와 전력난이 겹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共同富裕)정책'이 본격화되며 하반기 들어 중국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18일 전년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9%로 시장 전망치(5.0~5.2%)를 크게 하회하면서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전일 발표한 3분기 매출액은 2조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고 영업이익은 3423억원으로 4.5% 늘었다. 영업이익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뷰티(Beauty/화장품)사업 매출이 전년비 10.2% 줄며 1조267억원에 그쳤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한류 문화를 기반으로 한 K-뷰티 브랜드들에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광파전시 총국은 시진핑의 공동부유 천명 이후 '냥파오'(꽃미남)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규제하고 나섰다. 남성의 과도한 여성화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인데, 한류 남자아이돌로 대표되는 아이돌의 퇴출 조치는 한류 문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K-뷰티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전이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거시경제 불안에 따른 수요 위축 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사치 자제 분위기 조성, 냥파오 출연금지 등 화장품 마케팅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 조치들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LG생건의 경우 영업이익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중국 화장품 수요 둔화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 나타나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3분기 중국 시장에서 후 매출은 +4% 성장세를 기록했다. 플러스 성장이긴 하지만 2분기 중국에서 후 매출 성장률이 17%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졌다. LG생활건강의 다른 럭셔리 브랜드인 숨의 경우, 2분기 중국 매출이 -7% 성장을 기록했는데 3분기에는 -26%로 큰 폭으로 하락해 최근의 악화된 영업환경의 여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앞서 지난 1분기에는 후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8% 늘고, 숨은 14% 증가했는데 이들 브랜드의 중국 성장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 흐름이 뚜렷했다.

LG생활건강 중국법인 전체 매출도 1분기에는 46% 수준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나 2분기는 11%에 그쳤고, 3분기는 +2%에 그쳤다. 핵심 수출 시장인 중국의 소비경기 둔화가 현지법인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LG생활건강 숨 화장품 이미지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소비 부진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중국 현지에서 스킨케어 시장의 소비 둔화세가 뚜렷했던 것으로 파악되며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전되면서 브랜드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4분기에도 영업환경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헝다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공동부유 정책마저 본격화되며 소비심리 하락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소비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는 화장품 품목은 아이섀도우를 비롯한 색조화장품인데, K뷰티 브랜드의 경우 색조화장품 보다 기초화장품 매출 비율이 높은 편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중국의 색조화장품 세트 매출은 2019년 152%, 2020년 135%로 2년 연속 세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또 다른 K-뷰티 기업이자 LG생활건강의 '맞수' 아모레퍼시픽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작년까지 아모레퍼시픽 중국 매출 1위를 차지하던 이니스프리의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아모레퍼시픽이 사활을 걸고 밀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3분기 중국 매출이 약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니스프리 충격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이니스프리는 중국 현지에서 매장을 50개 폐점했으며, 중국 중저가 화장품 시장 경쟁 심화로 e커머스 매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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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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