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4개 수출입기업 AEO 인증 지원..통관·세관 등 '무역장벽' 뚫어준 관세청

관세청

관세청이 공인한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AEO)의 수출화물이 말레이시아에서도 신속 통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말레이시아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상호인정약정이 지난 1일부터 발효돼서다.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제도는 관세당국이 법규 준수, 안전 관리 등을 심사해 공인한 업체에 세관 검사 축소, 신속 통관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 97개국이 AEO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상호인정약정(MRA)을 맺으면 상대국이 공인한 업체에 대해서도 통관 혜택을 준다. 관세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인 업체의 수출화물에 대한 말레이시아 세관검사가 90%에서 100%까지 줄어드는 등 경제적 효과가 5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이 무역거래의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는 AEO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AEO는 수출입기업, 운송인, 창고업자, 관세사 등 무역과 관련된 기업 중 관세당국이 법규 준수, 안전관리 수준 등을 심사하고 공인한 기업을 말한다. AEO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통관, 세관검사 면제 등 통관절차상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대신 사회 안전,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물품의 반입을 차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미국 9·11 테러 이후 무역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세계관세기구(WCO)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채택한 국제표준이기도 하다. 지난달 현재 국내 수출업체(267개), 수입업체(160개), 관세사(103개), 물류업체(317개) 등 844개 기업에서 물류업체 AEO 공인을 획득했다.

AEO 공인을 받은 기업은 통관절차와 자금 운용에 있어 다양한 혜택을 얻게 돼 기업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자동차 부품 수출회사인 A사는 한·중 MRA 체결 이후 중국 내 통관 시간 단축, 물류비 절감 등으로 중국 내 자회사 위탁생산량이 증가해 매출이 19배 늘었다.

AEO 공인업체는 법규 준수, 안전관리 역량 등이 우수한 기업으로 인정받게 돼 대외 이미지가 좋아져 거래처 유지 및 확보 등에 유리하다. 또 내부 관리능력이 제고돼 물품의 적기 운송, 도난 등 손실 방지, 재고화물 감소 등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검사 생략 등 신속통관 혜택을 받게 되며, AEO 제도 시행 국가들과 MRA를 체결하면 우리 수출물품의 해외 수입 통관 시 검사 생략, 검사 선별 시 우선검사 등의 혜택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현재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22개국과 MRA를 체결했다. 관세청은 러시아 베트남 등으로 상호인정약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AEO 수출입 인증기업 296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 수출입기업이 AEO를 활용해 약 359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AEO 인증 제도는 사회안전 보호 및 교역 원활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AEO 공인업체에 대한 통제·관리를 생략해 절감되는 행정력을 사회안전,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물품의 반입을 차단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중소벤처기업부 및 공기업 등과 협력해 AEO 공인비용과 준비사항 전반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인증 획득을 지원, 우리 기업의 대외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MRA 확대를 위해 관세행정 글로벌 선도국가로서 관세외교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상황을 고려, 우리나라와 교역 규모가 크고 통관장벽이 높은 국가 위주로 MRA 체결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미 체결한 국가들과는 이행 협력을 강화해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MRA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