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가 민박? 제주 불법 숙박업 기승

제주도·제주관광협회 등 27일 제주시 한림읍서 불법 숙박업 단속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에서 숙박업 등록없이 관광객 묵게 해
올해 불법 숙박업 309곳 적발..108곳 고발 조치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거나 폐업한 상태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민박을 운영한 제주지역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이 적발됐다.

제주도와 제주시 숙박업소점검TF팀, 자치경찰단, 제주도관광협회는 온라인 숙박 공유사이트를 통해 불법 숙박업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27일 단속을 벌였다.

이날 제주시 한림읍 한 타운하우스는 6채 중 2채에서 집 주인이 아닌 여행객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객들은 제주로 2~3주 가량 여행왔다고 단속반에 알렸다.

단속반은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수건과 샴푸, 비누 등 숙박 서비스를 제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단속반은 이어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고 관광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수처리 용량 기준에도 미달해 불법 숙박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타운하우스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단독주택도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숙박업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2019년 12월 폐업 신고를 한 뒤에도 계속 영업을 해왔는데 집 주인은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증이 살아있다고 해서 폐업 신고가 안된 줄 알고 숙박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단속반은 "사업자등록증과 행정기관 신고증은 다른데, 이를 착각한 것 같다"며 계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제주로 장·단기 여행객들이 몰리자 불법 숙박업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2018년 101건이던 제주 불법 숙박업소 적발 건수는 2019년 396건으로 늘더니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54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309곳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108곳은 고발 조치가 이뤄졌다.

적발된 곳들의 상당수는 미신고 숙박업을 한 농어촌 민박이었고 단독주택과 아파트,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 미분양 주택을 활용한 불법업소도 많았다.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을 숙박 예약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모객을 하는데 '제주 한달살이' 임대 광고를 한 뒤 실제로는 단기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고 심지어 아파트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불법 숙박업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행위를 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양선희 제주시 관광진흥과 숙박업소점검TF팀장은 "화재 등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미등록 업소는 법 테두리 밖에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매달 일반숙박업과 관광호텔업, 휴양펜션업 등 유형별로 허가된 숙박업소 명단을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없는 숙박업소는 불법이다.

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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