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철저한 준비

2021. 10. 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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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는 이맘때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는 어선과 사람들 주위로 오후의 햇살이 내린다.

올해 소방의 날을 기해 다가오는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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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문 하동소방서 서장
조현문 하동소방서장. © 뉴스1

(하동=뉴스1) =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는 이맘때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는 어선과 사람들 주위로 오후의 햇살이 내린다. 석양이 비치는 아스라한 섬진강은 윤슬로 늦가을 풍성함과 포근함으로 고향 어머니의 품속으로 안내한다.

10월 말에서 11월이 시작되는 가을날은 농부가 여름 뙤약볕 아래서 정성과 사랑으로 키운 벼가 나락으로 수확되는 결실의 계절이다. 또한, 아침 저녁으로 기온 차가 커 시골집 아궁이에서는 촌로가 밤새 추위를 가시기 위해 지핀 군불로 집 주위는 연기가 자욱하다.

이 시기가 되면 소방에서는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그 출발점은 11월 9일 소방의 날이다. 세종 8년(1462년)에 한양에서 화재가 발생 2000여 채가 넘는 집이 불타고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금화도감(禁火都監)’이 설치되어 국민들에게 화재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오늘날의 소방서와 비슷한 기능을 한 최초의 관청이 됐다. 지금으로부터 595년 전의 일이다.

‘소방의 날’이라고 할 수 있는 기념행사는 정부가 수립된 1948년부터 불조심을 강조하는 기간을 정하고 11월 1일에 유공자 표창과 불조심 캠페인 등 행사를 했다. 본격적으로는 1963년부터 ‘소방의 날’이 지정됐고, 소방법이 1991년 개정되면서 119를 상징하는 날인 11월 9일로 정립되어 올해 59회째를 맞이한다.

올해 소방의 날을 기해 다가오는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철저는 속속들이 꿰뚫어 미치어 밑바닥까지 빈틈없이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이다. 특히 올해는 10월 이른 추위를 경험해 겨울철 대비가 걱정이다. 코로나에 화재와 재난으로 국민이 더 춥지 않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소방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남도소방본부가 분석한 최근 5년간(2016∼2020년) 겨울철(12월∼다음해 2월) 화재 832건에 대한 발생 추이 분석에 따르면 화재 발생 건수가 2017년 이후 2019년까지 감소하다가 2020년에 다시 증가한다. 겨울철은 연중 평균보다 일일 화재 건수(연중 7.9건, 겨울 9.2건) 및 사망자 수도 많이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에 의한 것이 가장 높고(53.86%), 전기적 요인, 원인 미상, 기계적 요인에 의한 순으로 분석됐다. 부주의에 의한 화재 발생은 쓰레기 소각(27.35%)이 가장 높고, 담배꽁초, 음식물 조리, 임야 소각 순이다.

화재 장소는 야외나 도로 등 기타(24.9%)가 가장 높고, 주거시설, 산업시설, 자동차, 임야 순이다. 주거시설은 단독주택(76.59%)이 가장 높고, 공동주택, 기타 주택 순이다. 겨울철 준비는 지역의 지리 특성과 재난 유형, 인구 구성 특히 고령자 수요, 기타 소방 수요에 맞춤형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있는 소방서는 군과 협업으로 농촌 지역 주택 아궁이 잔불에 의한 화재 예방을 위해 화구문 설치와 화목 보일러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및 보급 등에 중점을 두고 국민 안전에 대비하고자 한다.

이맘때가 되면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화재 예방 포스터가 떠오른다.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소방의 사명인 만큼 국민을 ‘급난지붕(急難之朋)’으로 여겨 급하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친구처럼 119가 국민의 안전한 겨울나기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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