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T·자동차' 흐림, '숙박·여행' 맑음
내년 우리나라 주요 산업인 IT·자동차 등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던 내수·서비스업종은 회복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27일 ‘2022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향후 주요 산업 경기를 진단했다.
◇ IT·자동차, 코로나 대유행 특수 끝나나
우선 코로나 대유행 특수로 호실적을 보였던 IT, 자동차 등 최종재 제조업의 경기 사이클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이 나왔다. 연구소는 분석대상 14개 산업 중 이차전지, 화학·정유 등 일부 소재류를 제외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올해 선전했던 산업들의 경기 싸이클이 하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내년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는 ‘이차전지’와 물동량 증가세가 지속되는 ‘해운업’은 호황 국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전망이 나온 데는 ‘선진국의 회복세 둔화’와 ‘반도체 등 공급망 차질 지연’, ‘중국 경기둔화 리스크’, ‘원자재 가격 부담’ 등 해당 산업군에 악재가 될 만한 상황들이 잇따라 진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교역 증가 폭이 축소하고 팬데믹 특수효과가 줄면서 역기저효과로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경기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나, 파운드리가 시장을 견인하며 10%대의 성장세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디스플레이는 LCD가격 하락과 코로나 특수 소멸로 인해 생산·수출액 모두 감소하며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신석영 연구원은 “전장·전력용 반도체는 수급차질이 지속되며 품귀현상이 지속되겠으나 메모리는 수요 둔화와 설비 증설 영향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의 경우 친환경차 수요 증가세는 지속되겠으나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되고, 선진국의 회복 모멘텀이 둔화하는 영향으로 생산과 수출 모두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은 LNG,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신조발주가 증가하고 고부가선박 수주량도 늘어나며 경기싸이클이 회복되고 있으나, 저가수주물량 인도 등으로 인해 매출과 이익은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화학·정유, 철강 등 소재산업군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제품가격 상승 수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이나 전방 수요 개선으로 인해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진단이다. 안혜영 연구원은 “섬유,의류 등 전방 수요가 늘어나겠으나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등 아시아 신·증설 물량 공급이 예정돼있어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위드 코로나’ 효과 내수·서비스 성장 기대
오는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역 정책 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부진했던 내수·서비스업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움추렸던 소비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유통·음식료의 경우 이연됐던 외출 관련 품목 소비가 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건강·웰빙기능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건설업은 공공·민간 주택 공급확대와 SOC투자 증가로 인해 수주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정 지연과 수익성 악화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코로나 완화에도 주목해야 하는 3가지 이슈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완화하더라도 ▲공급망 교란 지속, ▲기후 위기 대응 부담, ▲위드코로나의 일상화에 따른 변화를 기업들이 주목해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지적이다.
우선 불안한 반도체 공급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갈등, 중국 전력난에 따른 원료 품귀 등 거시적 요인이 수급불균형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했다. 메모리 분야는 각국 반도체 자급 추진에 따른 설비 경쟁이 반도체 생태계 구조 변화와 함께 공급 과잉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성장’ 기조 하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관련 규제 도입이 확대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 CBAM(탄소국경제도), 국내 탄소중립 등의 환경규제로 인해 주력 수출 산업의 환경비용이 상승하고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탄소다(多)배출 산업인 철강, 화학·정유, 자동차업종의 부담이 가중되고 영세기업의 경우 부실 리스크에 크게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 업종의 희비는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 디지털플랫폼은 온라인화, 무인화 등으로 운영 형태가 급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행, 숙박, 공연업은 회복을 보이겠으나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남훈 연구위원은 “코로나 시대에 억눌렸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으나 공급차질로 인한 제조업의 생산차질 리스크가 남아있고 공급 원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도 높아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첫 쇳물 생산 51년… 韓 철강, 저탄소·고부가로 中 덤핑 대응
- 삼성전자 주가 힘 못 쓰자… 임원들 자사주 매입 나섰다
- 강서구 연립·다세대 깡통전세 위험 증가… “공급 부족에 전세가율 80% 넘겨”
- [비즈톡톡] 패션회사는 지금 유튜브 삼매경… 직원 소개 제품이 완판
- [메드테크, 우리가 국대다]③ 반도체 공정이 귀로 들어왔다, 첫 국산 인공와우
- [대체투자열전] ‘골드바·금통장·ETF’ 금테크로 金빛 수익 얻으려면
- [증시한담] 대기업 간판 단 LS증권… 달라지는 것은
- [연금의 고수] 노후 생활비 월 369만원인데… ‘DB·DC·IRP’ 나에게 맞는 퇴직연금은
- [인터뷰] 스페이스X 알아본 우주벤처 투자가 “우주경제의 모든 가치는 위성에서 나온다 ”
- [정책 인사이트] “솔로마을서 연애하면 크루즈 여행”… 미혼남녀 만남 주선하는 지자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