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유씨북스, '표석을 따라 서울을 거닐다'
광복 이후 근대적 도시에서 현대적 대도시로 급변하는 서울의 풍경
이 책은 '표석으로 읽는 서울 근현대사' 시리즈로서 앞서 출간된 '대한제국의 한성'과 '일제강점기의 경성'에 이어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서울' 풍경을 담고 있다. 전쟁 폐허에서 올림픽·월드컵·G20 정상회의 등을 개최한 세계적인 도시가 된 서울, 근대적 도시에서 현대적 대도시로 급변하며 상전벽해를 이룬 서울. 표석을 따라 거닐며 서울의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제1부 '근대적 도시화의 시작''에서는 광복 이후 서울이 근대적 도시로 변모되는 과정을 담았다. 광복과 함께 경성부는 서울시로 개칭되었고, 이듬해 경기도에서 분리하여 서울특별자유시로 승격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서울특별시로 개칭되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렸다. 이후 원조 물자를 이용한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를 일으키고, 새로운 도시 건설에 주력했던 근대적 도시화의 서울 풍경을 소개한다.
'종로 길'에서는 서울이 상업의 중심지이자 문화의 중심지였던 모습을 보여준다. 종로서적, 교보문고, 영풍문고로 대변되는 출판·서점의 메카였던 종로를 조명하고, 종로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염상섭·박인환·김수영의 문학과 삶을 살펴보면서 20세기의 모더니스트들을 만나본다.
'명동 길'에서는 일제강점기 모던보이들부터 시작해 멋과 유행을 주도하던 예술 1번지 명동의 문화를 보여준다. 문화예술인들이 즐겨 모였던 다방 문화와, 명동 문화의 산증인 명동백작, 한국 최초의 패션쇼과 미스코리아 최다 배출 미용실까지 문화 예술의 산실인 명동을 소개한다.
'용산 길'에서는 우리 땅이지만 과거 백 년여 동안 금단의 땅이었던 비밀스런 장소, 용산 미군기지와 그 주변을 이야기한다. 서울의 관문이자 한강과 연결되는 지정학적 이점 때문에 일제강점기 조선군사령부부터 광복 후 미군정, 한국전쟁 이후 미군과 유엔군 등이 군사기지로 사용했다.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으로 117년 만에 개방된 용산기지 안과 밖을 둘러보며 외국군의 군사기지에서 한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영등포 길'에서는 일제강점기 경성비행장이었던 여의도가 한국 정치의 허브, 한국경제의 금융 허브가 된 변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경인선과 경부선이 만나는 철도교통 요충지로서 영등포가 서울 최대의 공업단지가 되어 서남부 거점 역할을 했고, 지금은 굴뚝산업에서 첨단벤처산업으로의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포 길'에서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서울 성장의 발자취를 더듬어본다. 붉은 벽돌을 생산하던 마포 연와공장이 있던 곳에는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가 지어지고, 팔도의 소금배가 드나들던 곳에 한강 개발로 강변도로에 차들이 다닌다.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는 세계 최초 대용량 지하 발전소가 됐다.
'동대문 길'에서는 군졸과 땅꾼이 시장 상인이 된 사연을 이야기한다. 사대문 주변 중 유일하게 넓은 평지 지형인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었고, 한성부 동쪽 관문이었다. 전차와 기동차가 다녔고, 강남 개발 이전에 고속버스의 절반이 이용할 정도로 규모가 큰 동대문고속버스터미널이 있어서 전국적인 도매망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했다. 실향민, 도시 빈민, 전국에서 생계를 위해 모인 사람들까지 하나둘 물건을 내다 팔기 시작해 국내 최고의 유통단지로 성장한 동대문시장 등의 변천을 소개한다.
제2부 '현대적 대도시의 건설''에서는 '한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서울의 성장과 도시 확장의 과정을 담았다. 눈부신 경제성장은 서울로의 인구 집중을 불렀고, 인구 급증은 도시문제와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경기도 고양군·양주군·광주군·시흥군·김포군·부천군의 일부 지역을 편입하면서 서울은 확장했고, 영동개발을 필두로 본격적인 강남 개발이 촉진됐다. 논밭이었던 강남 지역이 서울을 대표하는 부촌이자 중심지로 상전벽해 하지만 개발과 성장에는 항상 빛과 그늘이 공존했다.
'은평 길'에서는 서울에서 의주를 지나 중국으로 가는 첫 길목이자 경의선 출발지 수색역을 중심으로 서북 거점 역할을 한 은평을 둘러본다. 조선의 왕실 무덤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것까지 5천 기 이상 무덤군이 발견된 영혼의 안식처였던 은평은 뉴타운 등 현대적 주택들이 건설되어 산 자의 공간이 되고 있고, 이제 통일시대에 국제화물 운송의 거점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구로 길'에서는 수출산업의 메카 구로공단 이야기를 다뤘다. 최초의 국가산업단지인 구로공단은 1970~80년대 수출의 10%를 감당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단 터가 된 분배농지를 국가가 검찰을 동원해 농민들에게 빼앗았고, 한국의 잔 다르크라고 칭송한 '순이'들의 인권은 무참히 짓밟혔었다. 노동운동의 성지이자 노동문학이 태동한 구로공단은 지금은 디지털단지로 바뀌었고, 순이들이 지내던 쪽방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신하며 가리베가스는 옌벤 거리로 바뀌고 있다.
'강남 길'에서는 부동산 공화국 탄생의 과정을 살펴본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던 시기, 서울 인구는 1960년 244만 명에서 1970년 553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인구 급증은 도시문제, 사회문제를 야기했고 안보문제와 맞물려 강남 개발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국가가 체비지 장사에 몰두하면서 땅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되었고, 강남 유인 정책과 강북 억제 정책은 되레 지금의 아파트와 사교육으로 대변되는 강남공화국을 만들게 됐다.
'잠실 길'에서는 올림픽을 치르며 서울의 시그니처가 된 잠실 송파의 이야기를 한다. 모래섬이자 뽕나무밭이었던 잠실도는 잠실지구개발을 통해 남쪽으로 흐르던 송파강을 연탄재로 메우고 토사로 매리해 잠실 택지를 조성했다. 송파강의 흔적이 지금의 석촌호수이고, 북쪽으로 흐르던 샛강인 신천강을 넓혀 지금의 한강 모습을 만든 것이다. 종합스포츠경기장 단지를 지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치르고, 아파트 대단지를 지어 인구를 유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백제고분인 석촌동고분군 일부가 잘려나가거나 굴착기에 파괴되었다. 지금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롯데타워 등이 있는 국제관광지구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책은 전국역사지도사모임이 잃어버린 역사의 현장에서 표석을 연구하고 탐구해 시대별로, 주제별로 묶어 출간하는 '표석으로 읽는 서울 근현대사' 시리즈 완결편이다.
독립투사들과 모던보이가 뒤섞인 혼돈의 시대인 일제강점기의 서울(경성) 풍경을 담은 《표석을 따라 경성을 거닐다》를 시작으로, 신문물이 거침없이 쏟아지며 개화와 근대화의 격변 시대를 지나는 대한제국의 서울(한성) 풍경을 담은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를 펴냈다. 이번에는 광복 이후부터 서울올림픽까지 고도성장의 근·현대 대한민국의 서울 풍경을 그렸다.
이로써 개화부터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현대화로 격변하는 서울의 백년을 읽는 데 더 없이 유효한 '표석으로 읽는 서울 근현대사' 시리즈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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