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의 푸른 정원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1)]

2021. 10. 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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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바닷속은 땅 위의 세상과 닮았다. 바깥에서 보면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2차원이지만,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면 3차원의 공간임을 알 수 있다. 거기에도 산이 있고, 언덕이 있고 절벽도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새가 노래하고 동식물들이 모여 생태계를 이루듯 바닷속은 바닷말과 잘피가 만들어내는 바다숲 그리고 산호초를 중심으로 해양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배를 타고 필리핀 보홀해역을 지날 때다. 푸름이라고만 할 수 없는 신비로운 옥색 풍경에 이끌려 바닷속으로 들어서자 잘피(해수에 완전히 잠겨 자라는 속씨식물)가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듯, 잘피밭 가장자리에서 수면을 올려다보는데 흰동가리 한쌍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말미잘과 공생하기에 잘피밭 어딘가에 이들의 보금자리 말미잘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보금자리를 떠나 소풍 나온 듯 리드미컬한 몸짓이 한가로이 땅 위 정원을 노니는 나비의 움직임을 닮았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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