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마지막 내연기관에 대한 찬양,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

2021. 10.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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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의 마지막 내연기관 슈퍼카, 일상 주행도 거뜬

 최근 아우디는 다양한 고성능차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S4, S5, S6 같이 비교적 평범한 성능의 라인업은 물론이고 고성능 쿠페형 세단 RS5, RS7과 왜건 RS6 아반트, SUV RS Q8 등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 제품도 내놓고 있다. 아우디 고성능 상징으로 꼽히는 R8도 예외는 아니다. R8은 엔진을 좌석 뒤에 탑재한 미드십 레이아웃, V10 엔진 등 아우디 제품 중 유일한 점이 가장 많은 슈퍼카로, 내연기관의 끝자락에서 가치를 발하고 있다.



 ▲개성 뚜렷한 정체성
 R8의 외관은 슈퍼카 중에서도 유별나다. 여기엔 아우디가 만든 슈퍼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아우디는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특제 소스를 버무려 R8을 만들었다. 전면부는 'ㄲ'자 모양의 주간주행등을 넣은 LED 헤드램프와 곳곳에 기하학적이면서도 예리한 디자인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이다. 게다가 범퍼 곳곳을 뚫은 듯한 조형을 통해 역동성을 보여준다. R8은 미드십 구조를 지녔음에도 후드가 제법 높다. 아우디의 상징인 육각형 그릴 때문이다. 엔진 냉각 기능은 사라졌지만 패밀리룩 요소의 역할은 톡톡히 해낸다.



 측면은 슈퍼카의 날렵함과 쿠페의 우아함, 아우디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다. R8의 디자인 핵심 요소인 B필러의 세로형 패널은 B필러와 도어 뒤쪽의 흡기구에 두 개로 나뉘었다. 마치 패널이 캐릭터라인 안쪽으로 관통한 느낌이다. 시승차는 카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적용해 이 패널과 사이드 미러, 프론트 및 사이드 스커트, 리어 스포일러, 디퓨저 등을 카본으로 덧씌웠다. 후면부는 납작한 테일램프와 날개를 단 듯한 리어 스포일러, 그릴 역할을 하는 대형 플라스틱 패널이 두드러진다. V10 엔진의 R8을 알리는 대구경 머플러도 존재감이 크다. 






 실내는 고성능차답게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꾸몄다. 대시보드와 각종 기기가 운전자를 향해 있으며 센터페시아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모니터는 아예 사라졌다. 모니터는 주행정보와 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표시하는 12.3인치 버추얼 콕핏이 대체한다. D컷 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트립, 오디오 등의 버튼과 함께 주행 모드를 바꾸거나 시동을 켤 수 있는 버튼들을 배치해 역동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 위치하는 패들 시프트도 놓치지 않았다. 센터 터널의 기어 레버와 그 주변은 평범한 디자인이 아쉽다.






 천장은 어두운 색상의 알칸타라로 마감해 역동적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등엔 나파 가죽을 입혔다. 외장 색상과 맞춘 바느질 마감과 소소한 카본 트림은 공간의 완성도를 높인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16채널 13스피커의 뱅앤올룹슨 음향 시스템 등의 편의품목도 차의 가치를 키웠다. 적재공간은 엔진을 뒤로 보낸 후드 아래에 마련했다. 112ℓ 용량의 트렁크는 기내용 캐리어 정도는 거뜬히 들어간다.



 ▲다시 보기 힘든 V10 엔진의 아우디
 엔진은 최고출력 610마력, 최대토크 57.1㎏·m를 발휘하는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V10 5.2ℓ를 공유한다. 이 자연흡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엄청난 포효로 도로 위를 제패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 같다. 주행을 이어 나가자 약 1.7t 무게의 차체를 아무렇게나 휘두를 수 있는 출력이 느껴지며 점점 짜릿해진다. 특히 터보 엔진이 절대 모사할 수 없는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은 이제는 소중해진 경험을 제공한다. 엔진 회전 영역마다 다른 엔진음과 가변 배기 시스템이 들려주는 풍부한 배기음도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게 한다.


 7단 S-트로닉은 부드러운 변속감을 보인다. 주행모드에 따라 거친 감각을 이끌어 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빠르고 편안하다. 아우디가 밝힌 R8 V10의 0→100㎞/h 시간은 3.1초로, 내연기관 차 중에서도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비슷한 가속력을 경험하기 위해 차를 세우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차체가 이륙할 것처럼 앞이 가벼워지고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속도는 331㎞/h까지 올라간다. 효율은 복합 기준 6.0㎞/ℓ로, 실제 주행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계기판에 표시했다.

 승차감은 슈퍼카답게 단단해 노면을 정독하며 달리는 느낌이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4S로, 앞 245/35 R20, 뒤 305/30 R20의 극단적인 편평비를 갖췄다. 아우디 전매특허인 마그네틱 라이드를 채택했더라도 승차감을 높이는 데엔 한계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R8은 일상적인 주행에 적합한 슈퍼카로 와닿는다. 그 이유는 지상고에 있다. 리프트 기능은 없지만 차체와 지면 사이의 거리가 꽤 높아 웬만한 요철은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 지하주차장을 드나드는 경사도 거뜬하다.



 조향은 다이내믹 스티어링 시스템의 영향으로 속도에 따라 무게감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예리하게 선회할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속도에서나 일정하다. 주행안정성도 마찬가지다.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인 콰트로 시스템은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이면서도 이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에 있는 체커키 모양의 레이스 버튼을 누르면 R8은 가장 난폭하게 변한다. 배기음은 극대화하고 자세제어장치의 개입도 팽겨치고 만다.


 ▲슈퍼카로서의 매력
 R8은 예전부터 슈퍼카의 저변을 확대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라칸과 같은 엔진과 플랫폼을 쓰고 있지만 1억원 가량 저렴한데다 일반 도로에서 타기에 무난한 설계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높은 성능으로 증명한 가치는 슈퍼카란 점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아쉽게도 R8은 전동화의 그늘에 막혀 머지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아우디가 보여준 내연기관의 매운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격은 2억5,757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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