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재택근무 경험자 불과 '5.4%'.."현장노동 중심 산업구조 때문"
[경향신문]
울산시민 중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노동 중심의 산업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울산시는 27일 시민 6843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실시한 지역사회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전후의 생활과 의식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재택근무 경험이 있는 시민은 30대가 9.0%로 가장 많고 40대 8.8%, 20대 6.0%, 50대 4.9% 순이었다. 근무빈도를 보면 주 1회가 38.6%로 가장 많고, 주 2회(21.6%)·주3, 회(14.3%)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에 대해 타 시도와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없지만, 울산의 재택근무 유경험자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편이다. 울산의 산업구조가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제조업 중심인데다 직장인 대부분이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현장노동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3만2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이 중 2만8000여명이 생산라인에 투입된다. 나머지 4000여명이 사무직으로 분류되지만, 이들도 생산라인에서 부품을 조달하거나 인력배치·운용 등 현장노동과 직접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총무·예산·인사 같은 사무업무 종사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 종사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원·하청을 포함해 3만여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이들 중 사무직은 5% 안팎에 그친다. 노동자 대부분이 선박블럭 제작·운송, 용접·조립·건조·도장 등을 맡고 있어 작업현장에서 벗어난 재택근무 자체가 어렵다.
여기에다 이번 조사대상은 직장인으로 한정된게 아니라 자영업자·학생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재택근무 비율을 정확히 도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재택근무 비율을 놓고 전국 시도별 비교분석이 가능한 객관적 데이터가 없다”면서 “현장 중심의 산업구조때문에 재택근무 비율이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늘어난 활동분야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시민 2명 중 1명(50.7%)이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었다’고 답했다. 특히 10대(69.0%)와 30대(62.7%)의 디지털 사용이 크게 늘었다. 가사활동과 자녀돌보기 비중이 늘었다는 응답도 각각 29.5%, 16.7%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한 부분은 역시 사적모임으로 83.7%를 차지했고, 여가활동(63.4%)·종교활동(46.7%)·취업활동(23.5%) 순이었다. 사적모임 감소는 여성(85.7%)이 남성(81.8%) 보다 더 많았다.
코로나19로 받는 스트레스도 여성(90.2%)이 남성(86.7%) 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91.8%)가 가장 많았고, 40대(90.8%)·50대(90.6%)·60대(89.4%)로 평소 활동이 많은 연령층에서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
스트레스 해소방법도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10대(58.8%)와 20대(38.6%)·30대(27.6%)는 ‘누리소통망 활동’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은 반면 40대~70대(27~54.4%)는 ’야외활동‘이라고 답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일상회복추진단의 지원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삼겠다”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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