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시민들은 '불안', 지자체는 '준비 박차'

이상휼 기자,김평석 기자,박대준 기자,이윤희 기자 2021. 10. 2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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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용인·남양주시 TF팀 구성 대응
시민들 "긴급상황 닥치면 어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앞둔 26일 서울 중랑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직원들이 확진자 재택치료를 위한 건강관리세트 및 동반거주 가족을 위한 보호구세트 배송을 위해 보건소를 나서고 있다. 정부는 모든 경증·무증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재택치료를 확대하고, 접촉자 격리·감시 기간은 14일에서 10일로 줄인다고 밝혔다. 2021.10.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김평석 기자,박대준 기자,이윤희 기자 =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맞춰 재택치료를 확대시행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경기지역 각 지자체들은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나 시민들은 우려의 분위기가 많다.

27일 경기지역 지자체와 도민들에 따르면 100만명 이상 특례시인 고양시와 용인시, 그리고 대도시급인 남양주시는 이미 재택치료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발빠르게 일상회복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달 초부터 재택치료를 시범 적용 실시 중이다.

현재 고양시 거주 재택치료자는 219명이며 이중 75명이 자택에서 치료하고 있다. 지난 25일 확진자 33명 중 13명이 재택치료를 희망하는 등 평균 3명 중 1명 꼴로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대로 재택치료가 확대될 경우 현재의 생활치료센터의 활용이 줄어게 될 것"이라며 "대신 확진자에 대한 관리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용인시도 처인·기흥·수지구보건소에 각각 TF팀을 설치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제를 전환할 경우 단기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책반이다.

1개 TF팀은 팀장 1명, 팀원 4명 등 5명으로 구성됐고 보건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건강관리반, 환자 격리 관리를 전담하는 격리관리반 등 2개 반으로 운영된다.

건강관리반은 중증도 확인 등 역학조사, 모니터링, 재택치료 담당의사 및 의료기관 지정, 응급 발생시 이송체게 구축 등의 업무를 맡는다. 격리관리반은 격리자 안전보호 앱 설치 지원, 재택 치료자 이탈 여부 확인 및 귀가 조치, 지원 물품 전달 등을 담당한다.

용인시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환자급증으로 인한 재택치료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도 2개 보건소(남양주시보건소, 풍양보건소)에 지난 8일 각각 재택치료TF팀을 구성했다. 또한 퇴계원읍 소재 엘병원과 협약을 맺고 재택치료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으며 일일 2번씩 환자들의 건강을 모니터링한다. 재택치료 당일 자가치료 키트를 신속히 가져다주고 산소포화도 등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응급 진료가 필요하면 진접읍 현대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소방당국과도 유기적으로 협력을 맺었다.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반면에 여전히 재택치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2차 피해에 해당하는 재택치료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자란 이유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문제도 이중고다.

화성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집에서 머무르는 동안 주변의 시선 때문에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겠느냐"면서 "기존 방식대로 생활 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는 의견을 냈다.

병원 진료에 대한 문제점도 걱정거리다.

코로나19 확산 중 병원진료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택치료는 오히려 더 악한 상황을 불러 올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오산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는 B씨는 "환자 몸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져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치료가 요구되지만, 재택치료 중 즉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정부시에 사는 간호사 C씨는 "현행 자가격리 치료자들에 대한 조치도 한발 늦은 대처인데, 재택치료는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고 문제 제기했다.

C씨는 "자녀가 다니는 학원에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음성 판정을 받고 온 가족이 2주간 자가격리한 적이 있는데, 구호물품이 제때에 오지 않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반응도 두 갈래로 나뉜다.

도내 모 보건소 직원 D씨는 "재택치료를 하면 큰 문제는 위급상황 발생시 대응"이라면서 "재택치료자들이 급증하면서 전담 방역 공무원들의 고충도 급증할 것이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역학조사 업무직원과 행정지원 인력의 손발이 안 맞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재택치료 관련 초기에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건소 직원 E씨는 "재택치료는 중증환자가 아니라 경증환자 중심이고 철저한 모니터링을 시행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면서 "위급상황시 119와 사설 구급대 등의 방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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