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합작 그룹 케플러, 제2의 아이즈원·엔하이픈 될까

윤기백 2021. 10.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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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 멤버들(사진=케플러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또 하나의 글로벌 그룹이 탄생했다. ‘걸스플래닛’이 배출한 프로젝트 그룹 케플러(Kep1er)가 그 주인공이다. 아이즈원, 엔하이픈에 이어 오디션 출신 그룹의 성공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케플러는 4세대 아이돌 중에서도 더 글로벌한 구성을 갖췄다는 게 특징”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그룹인 만큼 얼마나 탄탄한 활동 기반(팬덤)을 갖추느냐에 따라 그룹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아우르는 글로벌 걸그룹

Mnet 글로벌 오디션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이하 ‘걸스플래닛’) 데뷔 그룹 케플러가 지난 22일 멤버를 확정하고 글로벌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데뷔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연습생은 김채현(1위·한국), 휴닝바히에(2위·한국), 최유진(3위·한국), 김다연(4위·한국), 서영은(5위·한국), 강예서(6위·한국), 에자키 히카루(7위·일본), 사카모토 마시로(8위·일본), 션샤오팅(9위·중국)이다. 한국인 6명, 중국인 1명, 일본인 2명으로 구성된 케플러는 한·중·일을 아우르는 글로벌 걸그룹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멤버 면면도 화려하다. 최유진과 강예서는 그룹 씨엘씨(CLC), 버스터즈 멤버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휴닝바히에는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휴닝카이의 동생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탄탄한 실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에자키 히카루와 사카모토 마시로, 션샤오팅은 이미 개인 팬덤이 구축될 만큼 일본, 중국 팬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케플러는 데뷔 후 2년 6개월 동안 프로젝트 활동을 펼치게 된다. 매니지먼트를 맡은 웨이크원·스윙엔터테인먼트 측은 “‘걸스플래닛’ 데뷔조 멤버들과 2년 6개월간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책임을 다해 데뷔 그룹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며 “곧바로 데뷔 앨범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플러 오피셜 로고(사진=웨이크원·스윙엔터테인먼트)
시청률 저조했지만… 화제성은 ‘1등’

‘걸스플래닛’은 방송 내내 0%대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화제성 만큼은 대단했다. TV프로그램 여론 분석 기업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걸스플래닛’은 첫 방송부터 비드라마 화제성 1위에 등극했고 이후 상위권에 줄곧 머무르며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반응도 뜨거웠다. 일본에서는 매주 방송 직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가루푸라’(‘걸스플래닛’의 일본식 줄임말)와 참가자들의 이름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MZ세대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는 ‘#girlsplanet999’ 관련 게시물이 26억개 이상 게재됐다. 특히 관련 영상의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4억1000만뷰(Mnet K팝 유튜브 채널 기준)를 넘어섰다. 최종회 유튜브 생중계는 2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몰렸고, OTT 플랫폼 티빙 실시간 최고 시청 점유율 70.8%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Mnet ‘걸스플래닛’ 방송화면(사진=Mnet)
케플러, 아이즈원·엔하이픈 길 걸을까

가요계 관계자들은 케플러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글로벌 팬덤의 지지를 발판 삼아 성공을 이뤄낸 아이즈원, 엔하이픈의 사례처럼, 한중일 멤버의 조합이 만들어낸 거대 글로벌 팬덤이 성공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프로듀스48’ 최종회 시청률(3.1%)은 시즌1(4.4%), 시즌2(5.2%)보다 한참 뒤처졌다. 하지만 ‘프로듀스48’을 통해 데뷔한 아이즈원은 5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고, 일본에서 발표한 네 장의 앨범 모두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렸다.

엔하이픈을 배출한 ‘아이랜드’는 최고 시청률이 1.3%에 그쳤지만, 마지막 방송 당시 글로벌 온라인 생중계 누적 시청자 수가 4400만명에 달했다. 이후 엔하이픈은 데뷔 12일 만에 연말시상식 신인상을 휩쓸었고, 최근 발표한 첫 정규앨범 초동 판매량이 81만장을 돌파하는 등 놀랄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4세대 아이돌의 경우 원활한 해외 활동을 위해 다국적 멤버로 구성하는데, 케플러는 한중일 연합체로 구성됐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 어떤 현지화 전략을 펼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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