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보좌관, 종전선언 질문에 "다른 관점 가질 수도"..'신중론' 무게?

김현 특파원 2021. 10. 27.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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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혀 관심이 모아진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백악관이 대북정책에 있어 종전선언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느냐. 그것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와의 집중적인 논의에 관해 공개적으로 너무 많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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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공개 언급 자제하면서도 "순서·시기·조건에 대한 다른 관점" 언급
韓측 "미측 이해 깊어져" 긍정적 설명과는 거리감..한미간 지속 대화 가능성 열어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 백악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혀 관심이 모아진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백악관이 대북정책에 있어 종전선언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느냐. 그것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와의 집중적인 논의에 관해 공개적으로 너무 많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최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가진 것을 거론, "김 대표의 최근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나 시기 또는 조건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우리는 근본적으로 외교를 통해서만 진정으로 진전을 이룰 수 있고, 외교는 억제력과 효과적으로 결합돼야 한다는 핵심 전략 이니셔티브와 신념에 있어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밝히면서 "(한미간) 집중적인 대화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같은 언급은 종전선언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설리번 보좌관이 답변을 하면서도 '종전선언'이라는 단어 자체조차 언급하지 않은 데다 종전선언을 포함한 대북 조치에 대해 한미 간 입장차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만큼 종전선언에 대한 '신중론'에 무게를 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설리번 보좌관의 언급은 최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노 본부장이 미국을 잇따라 방문한 뒤 우리 정부측이 종전선언에 대한 "미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긍정적으로 설명하거나 문안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 것과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지난 18일 국무부에서 노 본부장과 만난 뒤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종전선언'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진전된 태도를 보이는 듯 했지만, 북한이 곧바로 몇 시간 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면서 미측이 다시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북한 관여와 관련해 각 행정부 내에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 않겠느냐. 대화 쪽으로 계속 상황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측에서는 자꾸 북한이 이런 식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하는 것은 그런 상황을 계속 끌고나가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도 이날 워싱턴타임스재단이 주최한 웨비나에서 "종전 선언 문제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동료들의 말을 들었다"라며 "(북한이) 겁을 주거나 긴장을 고조시켰기 때문에 우리가 뭔가를 주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치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설리번 보좌관이 '외교와 억제 병행론'을 강조한 것도 신중론을 편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종전선언에 나설 경우 그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정부내 법률 전문가들이 종전선언에 들어갈 문구와 이후에 나올 각종 주장들에 대한 검토를 세밀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이 한미간 지속적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주목할 대목으로 읽힌다.

그간 미국은 북한을 향해 대화를 제의하면서 상호 모든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종전선언도 여전히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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