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장·남해군수 지리바꿔 근무 "남해안관광 상생협력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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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남중권(남해안 중앙) 다도해에 나란히 붙어 있는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에서는 26일, 전에 없던 풍경이 펼쳐졌다.
하루아침에 권 '군수'가 된 그는 방명록에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립으로 양 지역 교류 협력과 상생, 남해안 관광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적었다.
'권 군수'는 "해저터널로 전남과 경남이 더 가까워지고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이 연결되게 된다"며 "여수와 남해가 남해안 관광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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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숙원 남해~여수 해저터널 통한 상생협력 강화
남해안관광시대 상생협력 첫걸음 "생활단위협력 모델"
국토 남중권(남해안 중앙) 다도해에 나란히 붙어 있는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에서는 26일, 전에 없던 풍경이 펼쳐졌다. 여수시민이 뽑은 권오봉 여수시장이 남해군청으로 출근하고, 장충남 남해군수는 여수시장 집무실로 출근했다. 두 지역의 23년 묵은 숙원인 남해-여수 연결(해저터널)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난 8월 통과하자 이를 자축하기 위해 마련한 ‘일일 교환 근무’ 이벤트다. 당시 장 군수가 먼저 제안했고, 권 시장은 흔쾌히 ‘남해군수’가 돼주기로 하면서 성사됐다. 단체장의 맞교환 근무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시장 관사를 출발한 권 시장은 1시간 반 뒤인 10시쯤 남해군청에 도착했다. 하루아침에 권 ‘군수’가 된 그는 방명록에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립으로 양 지역 교류 협력과 상생, 남해안 관광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남해군청사 신축 추진 계획'과 '2022 남해군 방문의 해' 등 주요 현안을 보고받는 것으로 일일 군수 일을 시작했다. 군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하고 군 의회를 방문, 양 지자체의 유기적 상생 협력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엔 남해 측 해저터널 건설 예정지를 찾아 바다 너머 여수를 맨눈으로 봤다. ‘권 군수’는 “해저터널로 전남과 경남이 더 가까워지고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이 연결되게 된다”며 “여수와 남해가 남해안 관광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마을(파독전시관), 브레이커힐스 남해, 남해각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며 남해의 관광정책을 살폈다.
초유의 단체장 맞교환 근무 아이디어를 낸 장 군수도 이날 아침 남해대교를 건너, 하동, 광양으로 돌고 돌아 여수시청에 도착했다.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가량. ‘권 군수’와 마찬가지로 ‘장 시장’ 역시 청사 현관에서 현지 공무원들로부터 일일 여수시장 취임 축하 꽃다발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장 시장’은 방명록에 "1시간 20분 거리가 앞으로 10분이 된다”며 “양 시군이 대한민국 해양·관광·환경의 수도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적었다. 이어 ‘장 시장’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과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 개최 현황을 보고받고 시의회를 방문해 우의를 다졌다.
이날 두 단체장의 맞교환 근무는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구경북, 충청권 등 광역행정구역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행정단위보다 생활권역을 우선시해 추진해야 할 당위성을 강조하는 좋은 예가 된다. 고향이 남해인 김두식(80)씨는 “예전엔 몸이 아프면 진주가 아닌 여수로 갔다”며 “해저터널이 뚫리면 더 신선하고 풍부한 산물이 있는 여수로 자주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생활권역이던 두 지역은 1973년 남해대교 개통으로 교류가 뜸해졌지만, 다시 가까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여수시 신덕동과 남해군 서면을 잇는 길이 7.3㎞ 해저터널은 국비 6,800억 원이 투입돼 2029년 완공된다.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두 지역 이동 시간은 10분으로 단축돼 반세기 만에 다시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인다. 해저터널 완공 시 연간 7,000만 명의 방문객이 여수·순천권과 남해·하동권을 넘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맞교환 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권 시장은 "해저터널 승인은 영호남 양 지역민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면서 “해저터널의 완공을 최대한 앞당겨 새로운 남해안 광역관광 시대를 활짝 열어가겠다”고 했다. 장 군수는 "해저터널 거리만큼 여수 직원을 만나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왔다”며 "관광시설이 많은 여수에서 많은 것을 배운 보람찬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남해=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여수=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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