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韓서 성공했다고 동남아창업? 현지에선 실패할 확률이 크죠"

이덕주 2021. 10. 2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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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파이브잭 대표
동남아, 한국보다 규제 적지만
문화차이 커 현지화 전략 중요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성장 노하우를 가지고 해외창업한다? 인터넷 시대에 통하지 않습니다."

김성진 파이브잭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런 생각으로 동남아시아 등에서 정보기술(IT)을 창업한다면 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 IT 기업에서 일하다 2012년 인도네시아로 넘어가 게임아이템 거래 사이트 '아이템쿠'를 창업했다. 많은 고생 끝에 사업을 궤도에 올려놨고 올해 4월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인 '부칼라팍'에 회사를 매각했다. 부칼라팍이 8월 인도네시아 증시에 상장하면서 김 대표는 수백억 원대 엑시트(자금 회수)에 성공했고 파이브잭에 투자한 우리나라 벤처캐피털들에도 큰 수익을 돌려줬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에도 IT 생태계가 활발하고 벤처캐피털도 한국 못지않게 존재한다"면서 "오히려 규제가 한국보다 적어 한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국가가 한국보다 경제 발전이 더딘 것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다면 창업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 창업가가 인니에서 에지를 가질 수 있는 사업 기회가 있다면 모를까 한국에서 굳이 인니에 와서 창업할 필요는 없다"면서 "인니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한다면 현지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인니에서 사업하고 싶다면 인도네시아인 공동 창업자를 찾거나 현지 기업을 조력자로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한국인 투자와 현지 창업이 늘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인니 창업을 통해 현지에 정착한 이민 창업자다. 인도네시아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사업하다 보니 한국도 화교처럼 전 세계에 한인 네트워크를 두고 일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한국 대중문화가 퍼져가는 만큼 문화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서도 한국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했다. 김 대표는 "화교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다른 국가와 달리 베트남에서는 한국인이 베트남 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에서 한국인 창업자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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