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수술 대신 '비전테라피'로 시력회복에 도움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 10. 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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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되면 노안이 찾아온다.

―창업동기가 독특하던데. "2011년도에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 경추에 근육이완제 주사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근육이완제의 부작용으로 눈(수정체) 주위 근육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초점을 못 맞춰 시력이 저하됐다. '조절마비'라는 진단이었는데 마땅한 치료제도 없었다. 시력이 0.9에서 0.2 정도까지 하락했다. 그 때 우연히 '비전테라피'라는 학문을 접했고 미국에서 비전테라피 도구를 들여와 독학으로 연구하고 훈련해 가까스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요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여 시력 저하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전테라피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창업을 결심했다." ―비전테라피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선 1950년대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학문이다. 수많은 근육들이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중에서 수정체 조절근의 수축, 이완 훈련을 통해 시력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흔히 원근 조절 기능을 하는 수정체를 카메라 렌즈에 비유하는데, 수정체 자체의 기능을 개선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의 근력을 강화해 수축, 이완 작용을 원활하게 하면 초점을 잘 맞추고 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창업 후 힘들었던 점은. "디지털 의료 기기를 개발하려면 의학, IT, 제조업에 대한 융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전공인 의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무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특히 인허가가 까다로웠는데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서 임상 전략 수립, 인허가 컨설팅 등을 받아 도움이 많이 됐다. 현재는 어려운 산들을 넘어서 자체 공장을 보유해 생산까지 직접 하고 있다." ―제품에는 비전테라피를 어떻게 적용했나. "제품 안에 총 8개의 렌즈(좌, 우 양쪽에 각각 4개씩)가 삽입되어 있고 자동으로 교체가 된다. 시야를 흐리게 하는 렌즈가 들어오면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고, 선명하게 하는 렌즈가 들어오면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 렌즈들이 지속적으로 회전하면서 수정체 조절근이 수축, 이완하도록 자극을 주어 훈련을 시키는 원리다. 검안사들로부터 아날로그식 비전테라피를 받으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시력훈련 도구를 혼자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로 기존의 비전테라피 효과는 그대로 누릴 수 있으면서 사용하기 간편하고 쉬운 장점이 있다." ―어느 정도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나 "하루에 5분 이상씩 꾸준하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임상시험에서는 하루에 30분 사용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한 달 후부터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기기를 착용해도 앞을 볼 수 있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착용하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임상시험 계획은. "현재 '오투스'라는 이름으로 웰니스 기기를 판매 중이다. 의료기기용은 노안을 대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는 임상 시험 진행 중인데 근시와 사시, 백내장 수술 후 나타나는 부작용을 없애는 쪽으로도 연구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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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에덴룩스의 박성용 대표는 시력저하를 극복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근육 훈련 시력회복기를 개발했다. 에덴록스 제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중년이 되면 노안이 찾아온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장시간 사용으로 30대 이하 젊은 나이에도 근거리 시력 저하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다. ‘에덴룩스’ 박성용 대표는 이 점에 주목해 비수술적 방법인 ‘비전테라피’로 시력을 개선시키는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의사 출신 박 대표는 시력 저하를 극복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서 박 대표를 만나 비전테라피를 접목시킨 디지털 의료 기기를 개발한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창업동기가 독특하던데….


“2011년도에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 경추에 근육이완제 주사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근육이완제의 부작용으로 눈(수정체) 주위 근육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초점을 못 맞춰 시력이 저하됐다. ‘조절마비’라는 진단이었는데 마땅한 치료제도 없었다. 시력이 0.9에서 0.2 정도까지 하락했다. 그 때 우연히 ‘비전테라피’라는 학문을 접했고 미국에서 비전테라피 도구를 들여와 독학으로 연구하고 훈련해 가까스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요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여 시력 저하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전테라피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창업을 결심했다.”

―비전테라피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선 1950년대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학문이다. 수많은 근육들이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중에서 수정체 조절근의 수축, 이완 훈련을 통해 시력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흔히 원근 조절 기능을 하는 수정체를 카메라 렌즈에 비유하는데, 수정체 자체의 기능을 개선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의 근력을 강화해 수축, 이완 작용을 원활하게 하면 초점을 잘 맞추고 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창업 후 힘들었던 점은….

“디지털 의료 기기를 개발하려면 의학, IT, 제조업에 대한 융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전공인 의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무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특히 인허가가 까다로웠는데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서 임상 전략 수립, 인허가 컨설팅 등을 받아 도움이 많이 됐다. 현재는 어려운 산들을 넘어서 자체 공장을 보유해 생산까지 직접 하고 있다.”

―제품에는 비전테라피를 어떻게 적용했나….


“제품 안에 총 8개의 렌즈(좌, 우 양쪽에 각각 4개씩)가 삽입되어 있고 자동으로 교체가 된다. 시야를 흐리게 하는 렌즈가 들어오면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고, 선명하게 하는 렌즈가 들어오면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 렌즈들이 지속적으로 회전하면서 수정체 조절근이 수축, 이완하도록 자극을 주어 훈련을 시키는 원리다. 검안사들로부터 아날로그식 비전테라피를 받으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시력훈련 도구를 혼자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로 기존의 비전테라피 효과는 그대로 누릴 수 있으면서 사용하기 간편하고 쉬운 장점이 있다.”

―어느 정도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나

“하루에 5분 이상씩 꾸준하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임상시험에서는 하루에 30분 사용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한 달 후부터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기기를 착용해도 앞을 볼 수 있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착용하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임상시험 계획은….

“현재 ‘오투스’라는 이름으로 웰니스 기기를 판매 중이다. 의료기기용은 노안을 대상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는 임상 시험 진행 중인데 근시와 사시, 백내장 수술 후 나타나는 부작용을 없애는 쪽으로도 연구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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