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들도 경복궁 드나든 것 아시나요?
이기욱 기자 2021. 10.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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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팔던 역사 문외한인 제가 역사책을 쓸 줄은 꿈에도 몰랐죠." 신간 '사사건건 경복궁'(시대의창)을 펴낸 양승렬 씨(46)는 명품 모터사이클 할리데이비슨과 두카티에서 16년간 영업, 마케팅을 담당했다.
학창시절부터 역사와 담을 쌓고 지냈다는 그는 2005년 우연히 들른 경복궁에서 궁궐길라잡이의 해설을 듣게 됐다.
양 씨는 "기생, 환관 등 비주류를 통해 경복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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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 경복궁' 책 펴낸 양승렬 씨
“모터사이클을 팔던 역사 문외한인 제가 역사책을 쓸 줄은 꿈에도 몰랐죠.”
신간 ‘사사건건 경복궁’(시대의창)을 펴낸 양승렬 씨(46)는 명품 모터사이클 할리데이비슨과 두카티에서 16년간 영업, 마케팅을 담당했다. 퇴직 직전 직함은 영업본부장(임원). 어렸을 때 본 영화 ‘탑건’에서 톰 크루즈의 오토바이 질주 신을 보고 모터사이클에 푹 빠졌단다. 25일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그는 검은 라이더재킷을 입고 최신식 두카티 스트리트파이터V4S 모델을 탄 채 나타났다.
학창시절부터 역사와 담을 쌓고 지냈다는 그는 2005년 우연히 들른 경복궁에서 궁궐길라잡이의 해설을 듣게 됐다. 궁궐길라잡이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궁궐과 종묘 곳곳을 설명해 주는 자원봉사자다. 관람객 20여 명을 이끌며 경복궁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모습에 매료된 그는 그해 길라잡이에 지원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역사 비전공자라도 서류심사를 거쳐 이론교육 3개월, 현장실습 9개월을 마치면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양 씨는 “명품 모터사이클이 수입품 위주다 보니 외국 것만 전달해 아쉬웠다”며 “우리 전통문화를 전달하는 궁궐길라잡이 활동을 통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둔 그는 막연히 구상한 책 쓰기를 결심했다. 그는 “내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우리 문화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했다.
신간은 왕실 전유물인 경복궁을 그곳에 드나들던 비주류 인물들의 삶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예컨대 연회가 열린 경복궁 경회루에는 기생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이곳에서 왕의 눈에 띈 천민 출신 장녹수(?∼1506)는 종3품 후궁까지 올랐다. 연산군일기에는 “녹수는 왕을 조롱하기를 어린아이같이 했고 왕에게 욕하기를 노예처럼 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자신과 견해가 다른 신하를 거침없이 처형한 연산군도 장녹수 앞에서는 작아진 것. 이에 양반들은 그녀에게 인사 청탁까지 시도했다.
왕이 정사를 논하고 타국 사신을 맞은 경복궁 사정전(思政殿)은 환관 이야기로 풀어간다. 태종실록에 따르면 환관 300여 명을 바치라는 명나라 사신의 요구에 태종은 “종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많이 얻을 수 있느냐”고 토로한다. 조선은 천민은 물론 양인 중에서도 환관을 뽑아 조공으로 바쳤다. 이들 중 일부는 사신으로 고국에 돌아와 친척의 관직을 조정에 요구하기도 했다. 양 씨는 “기생, 환관 등 비주류를 통해 경복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간 ‘사사건건 경복궁’(시대의창)을 펴낸 양승렬 씨(46)는 명품 모터사이클 할리데이비슨과 두카티에서 16년간 영업, 마케팅을 담당했다. 퇴직 직전 직함은 영업본부장(임원). 어렸을 때 본 영화 ‘탑건’에서 톰 크루즈의 오토바이 질주 신을 보고 모터사이클에 푹 빠졌단다. 25일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그는 검은 라이더재킷을 입고 최신식 두카티 스트리트파이터V4S 모델을 탄 채 나타났다.
학창시절부터 역사와 담을 쌓고 지냈다는 그는 2005년 우연히 들른 경복궁에서 궁궐길라잡이의 해설을 듣게 됐다. 궁궐길라잡이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궁궐과 종묘 곳곳을 설명해 주는 자원봉사자다. 관람객 20여 명을 이끌며 경복궁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모습에 매료된 그는 그해 길라잡이에 지원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역사 비전공자라도 서류심사를 거쳐 이론교육 3개월, 현장실습 9개월을 마치면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양 씨는 “명품 모터사이클이 수입품 위주다 보니 외국 것만 전달해 아쉬웠다”며 “우리 전통문화를 전달하는 궁궐길라잡이 활동을 통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둔 그는 막연히 구상한 책 쓰기를 결심했다. 그는 “내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우리 문화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했다.
신간은 왕실 전유물인 경복궁을 그곳에 드나들던 비주류 인물들의 삶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예컨대 연회가 열린 경복궁 경회루에는 기생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이곳에서 왕의 눈에 띈 천민 출신 장녹수(?∼1506)는 종3품 후궁까지 올랐다. 연산군일기에는 “녹수는 왕을 조롱하기를 어린아이같이 했고 왕에게 욕하기를 노예처럼 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자신과 견해가 다른 신하를 거침없이 처형한 연산군도 장녹수 앞에서는 작아진 것. 이에 양반들은 그녀에게 인사 청탁까지 시도했다.
왕이 정사를 논하고 타국 사신을 맞은 경복궁 사정전(思政殿)은 환관 이야기로 풀어간다. 태종실록에 따르면 환관 300여 명을 바치라는 명나라 사신의 요구에 태종은 “종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많이 얻을 수 있느냐”고 토로한다. 조선은 천민은 물론 양인 중에서도 환관을 뽑아 조공으로 바쳤다. 이들 중 일부는 사신으로 고국에 돌아와 친척의 관직을 조정에 요구하기도 했다. 양 씨는 “기생, 환관 등 비주류를 통해 경복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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