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돼지고기에 육수 비법 김치찌개 단골의 맛 '엄지 척'[석창인 박사의 오늘 뭐 먹지?]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2021. 10. 27.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늘은 저의 오랜 단골집을 소개합니다.
30여 년 전 전공의 시절에는 대학병원의 구내식당과 이발소만 다녀 편했습니다.
점심 대표메뉴는 김치찌개인데 서울 포함 전국 유명 식당들의 그것보다 한 수 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곳 김치찌개는 여러 부위의 돼지고기와 두부가 들어갑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의 오랜 단골집을 소개합니다. 30여 년 전 전공의 시절에는 대학병원의 구내식당과 이발소만 다녀 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매일 점심을 해결하는 식당과 한 달에 한 번 들르는 이발소를 찾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게을러선지 아니면 괴팍한 성격 탓인지 한번 정하면 폐업을 하지 않는 한 단골을 바꾸는 편이 아닙니다. 이발소도 한곳을 정해 30년 넘게 다니는데 한번은 일주일 이상 안내문 없이 문을 닫아 놀란 적이 있습니다. 사장님의 안위도 걱정이고, 이제 어디로 가 머리를 깎아야 할지 또 헤어스타일이 갑자기 바뀌면 어쩌나하는 고민이 밀려 왔습니다. 다행히 간단한 치료 때문에 쉬었다고 하셨는데 그때 깨달았습니다. 단골이란 단순히 손님과 주인의 거래관계가 아닌 상호의존적 공생관계란 사실을 말입니다.
단골식당이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이 그리고 오래 다닌 집을 꼽으라면 단연 경기 수원시 ‘신사강정육식당’입니다. 현재의 장소로 옮기기 전 상호가 ‘사강식당’이었는데 사강은 화성시 송산면의 강 이름입니다. 사강을 한글로 풀어쓰면 모래강 혹은 모래내고 영어로는 ‘샌드 리버(Sand River)’가 됩니다. 한때 이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포도주 브랜드이기도 했죠. 신사강식당에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점심 때 들르고, 한 달에 한두 번은 저녁에 고기를 먹으러 갑니다. 점심 대표메뉴는 김치찌개인데 서울 포함 전국 유명 식당들의 그것보다 한 수 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육수와 질 좋은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요. 어떤 손님들은 찌그러지고 벗겨진 양은냄비가 께름칙하다지만, 라면을 끓일 때처럼 이 냄비가 팔팔 끓어올라야 시각적으로 좋고 옛 추억을 소환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멀리서 온 친구와 저녁을 한다면 먼저 한우 특수부위를 먹고, 다음에 삼겹살 그리고 마지막에 볶음밥을 먹는 게 저만의 이 집 루틴입니다. 귀갓길에 김치찌개를 포장해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는데 이구동성으로 집에서 ‘엄지 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곳 김치찌개는 여러 부위의 돼지고기와 두부가 들어갑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커다란 멸치 몇 마리가 둥둥 떠 있는 게 고작이고 두부 몇 조각이라도 있으면 호사스러운 김치찌개였죠. 세월이 흘러 햄, 생선, 참치캔 등 다양한 부재료가 등장했지만 결국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천하통일을 한 모양새입니다.
친구들과 고기를 먹는 날, 맛있다는 칭찬 대신 ‘단골이라고 네게만 좋은 부위를 주는 게 아니냐’는 엉뚱한 소리를 합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앞으로 따로 올 때는 ‘석 원장의 친구’라면서 주문하겠다고 하니 ‘대략난감’입니다. 오늘은 점심에 김치찌개를 먹으러 간 김에 삼겹살과 한우 한 근씩을 포장해 집에서 구워 먹을까 합니다. 따라 나오는 맛있는 찬들도 같이 좀 싸달라고 부탁해야겠죠? 왜냐하면 단골은 억지를 좀 부려도 되는 ‘깐부’니까요.
단골식당이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이 그리고 오래 다닌 집을 꼽으라면 단연 경기 수원시 ‘신사강정육식당’입니다. 현재의 장소로 옮기기 전 상호가 ‘사강식당’이었는데 사강은 화성시 송산면의 강 이름입니다. 사강을 한글로 풀어쓰면 모래강 혹은 모래내고 영어로는 ‘샌드 리버(Sand River)’가 됩니다. 한때 이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포도주 브랜드이기도 했죠. 신사강식당에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점심 때 들르고, 한 달에 한두 번은 저녁에 고기를 먹으러 갑니다. 점심 대표메뉴는 김치찌개인데 서울 포함 전국 유명 식당들의 그것보다 한 수 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육수와 질 좋은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요. 어떤 손님들은 찌그러지고 벗겨진 양은냄비가 께름칙하다지만, 라면을 끓일 때처럼 이 냄비가 팔팔 끓어올라야 시각적으로 좋고 옛 추억을 소환하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멀리서 온 친구와 저녁을 한다면 먼저 한우 특수부위를 먹고, 다음에 삼겹살 그리고 마지막에 볶음밥을 먹는 게 저만의 이 집 루틴입니다. 귀갓길에 김치찌개를 포장해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는데 이구동성으로 집에서 ‘엄지 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곳 김치찌개는 여러 부위의 돼지고기와 두부가 들어갑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커다란 멸치 몇 마리가 둥둥 떠 있는 게 고작이고 두부 몇 조각이라도 있으면 호사스러운 김치찌개였죠. 세월이 흘러 햄, 생선, 참치캔 등 다양한 부재료가 등장했지만 결국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천하통일을 한 모양새입니다.
친구들과 고기를 먹는 날, 맛있다는 칭찬 대신 ‘단골이라고 네게만 좋은 부위를 주는 게 아니냐’는 엉뚱한 소리를 합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앞으로 따로 올 때는 ‘석 원장의 친구’라면서 주문하겠다고 하니 ‘대략난감’입니다. 오늘은 점심에 김치찌개를 먹으러 간 김에 삼겹살과 한우 한 근씩을 포장해 집에서 구워 먹을까 합니다. 따라 나오는 맛있는 찬들도 같이 좀 싸달라고 부탁해야겠죠? 왜냐하면 단골은 억지를 좀 부려도 되는 ‘깐부’니까요.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법원, 손준성 구속영장 기각…공수처 수사 적정성 논란 일듯
- 노태우 전 대통령 생전 “과오 용서 바란다…장례는 검소하게”
- 노태우 장례, ‘국가장’ 치러질까… 靑 “가능하지만 절차 필요”
- 유영민 “대장동 의혹, 靑도 비상식적으로 봐…국민적 분노 공감”
- 美 안보보좌관, 종전선언 질문에 “순서, 시기, 조건 다를 수도”
- 3선 이채익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8명 “윤석열지지”
- 국민의힘, 여론조사 문항 의결…‘양자대결’ 반영한 ‘4지선다형’
- 野, 박정희 묘역 참배…尹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기초 닦아”
- [단독]소방에서 퇴출된 화물차 개조형 구급차, 여전히 쓰는 軍
- 홍준표 “김종인이 독대 거절? 만나자고 한 적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