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경의행복줍기] 자전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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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큼 자전거길이 잘돼 있는 나라도 흔치 않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전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이제 겨우 두발자전거에 입문한 어린 아들을 위해 꼼꼼하게 자전거길 규칙을 알려주는 아빠가 있는 반면 "네 마음대로 타도 돼.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 갈 거야" 하며 어린 아들의 보호의무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이기적이고 어이없는 아빠도 있다.
자전거길에 들어서는 순간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도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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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전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목줄 없이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에게 줄을 매 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 개는 안 물어요”다. 물론 다 그렇게 무심함을 보이는 건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던 사람이 개를 보고 겁이 나서 주춤거리면 바로 목줄을 바싹 당겨 잡고 “괜찮아요”라고 큰소리로 안심시키는 개 주인도 많다.
이제 겨우 두발자전거에 입문한 어린 아들을 위해 꼼꼼하게 자전거길 규칙을 알려주는 아빠가 있는 반면 “네 마음대로 타도 돼.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 갈 거야” 하며 어린 아들의 보호의무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이기적이고 어이없는 아빠도 있다. 자전거길에 들어서는 순간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도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자전거를 배울 때 제일 먼저 배우는 게 잘 타는 법이 아니라 잘 넘어지는 법이다. 브레이크가 고장났거나 균형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게 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넘어져야 한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반대편 선으로 들어가면 마주 오는 자전거와 부딪쳐 충돌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길에서 추월할 때도 그냥 휙 지나가지 않고 ‘지나갑니다’라고 뒤에서 꼭 사인을 주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다섯 명 지나갑니다’, 정확히 일행의 수까지 알려주는 사람도 있다. 자전거길이 만만치 않은 건 자전거 타는 속도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잘 타는 프로와 아직 서툰 아마추어가 섞여서 안전하고 즐겁게 어울리려면 양보와 배려와 응원이 꼭 필요하다.
또한 자전거길에서 다양한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복병을 피하는 방법은 ‘무심코’를 경계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날벌레가 얼굴에 달려든다고 무심코 손을 들어 쫓다가는 균형이 깨져서 넘어질 수 있다. 유난히 반짝거리는 강물이 아름다워 무심코 시선을 던지다 미처 보지 못한 나무와 부딪칠 수 있다. ‘생각 없이 무심코’는 자전거길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매우 위험하다. 이렇듯 자전거길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을 통해 사람을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의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김훈의 ‘자전거여행’ 중)
자전거길은 또 다른 삶의 학습 현장이다.
조연경 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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