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고수 사라진 게임무림..'오딘'으로 판 뒤집는 카카오게임즈
◆ 흔들리는 '3N 체제'…'오딘' 앞세워 도전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게임업계 최고 화제작인 '오딘'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MMORPG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신작과 스포츠 분야 신사업으로 업계 판도를 바꾸겠다는 게 이 회사의 야심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주력 게임의 장르가 제각각이라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MMORPG 장르에서 '오딘'이 매출을 최대한 책임진다면, 스포츠 게임 장르에 '라이언' '어피치'와 같은 카카오프렌즈 유명 캐릭터들을 더해 골프를 즐기는 '프렌즈샷: 누구나골프', 핀볼 게임 방식을 응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날려 적을 쓰러트리는 RPG인 '월드 플리퍼' 등으로 구색을 갖춰 종합 게임사로서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 '오딘'으로 대박…3분기 실적부터 반영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은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다. 지난 6월 말 출시 직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3개월 넘게 1위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제친 성과다. '오딘'의 흥행 요인으로는 북유럽 신화라는 낯선 소재를 생생하게 담아낸 고품질 그래픽이 꼽힌다. 특히 오딘은 신규 지식재산권(IP)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타사가 개발한 대작 게임들을 유통하면서 이익을 거뒀을 뿐 자기 게임이 없다는 평가가 뼈아팠던 카카오게임즈다. 하지만 '오딘'은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한 관계사에서 개발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드디어 터졌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 매출 1295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21.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49.5%로 반토막 나면서 시장 예측보다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투자업계와 게임업계에선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카카오게임즈의 '믿는 구석'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본격적인 '오딘 효과'는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 게임·스포츠 양 날개로 전 세계 시장 공략
카카오게임즈는 게임과 스포츠 양 날개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주력인 게임사업에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해외 시장에서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는데, VR(가상현실) XR(확장현실)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 발전과 함께 향후 게임 분야와의 시너지도 염두에 둔 행보다. 게임 기술력에 스포츠·통신장비를 결합해 위치기반, VR, AI(인공지능) 등으로 스포츠와 게임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나올 것이라는 게 이 회사 계산이다. 카카오VX, 라이프엠엠오, 세나테크놀로지와 같은 자회사들과 다양한 서비스 연계를 통해 '플레이(Play)' 영역인 스포츠 분야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영역을 개척할 사업적인 다각화도 중장기적으로 모색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에이투빗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웨이투빗에 대한 투자와 합병은 블록체인 기술력을 미리 확보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진행했고, 중장기적으로 시너지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김범수 사단 모인 카카오게임즈
3N을 압도하는 종합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자체 게임 개발보다 퍼블리싱에 치우친 사업 구조는 이익이 적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카카오게임즈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다. 플랫폼 수수료와 지급 수수료도 걸림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플랫폼 수수료 가운데 구글과 애플에 지불하는 모바일 게임 수수료는 1000억원에 달하고, 크래프톤 등에 지급하는 개발사 로열티는 약 1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남궁 대표는 기존 채널링 사업 구조를 퍼블리싱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게임 사업 구조를 개편해 왔고 성공적으로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궁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세계 시장으로 출시할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며 "국내외 캐주얼 게임사들에 대한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펼쳐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가 3N을 넘어 게임과 스포츠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남궁 대표는 올해 한 예능 방송에 출현해 "일상이 게임이 되는 것을 지향하는 만큼 나이키와 같은 아웃도어 스포츠 회사를 경쟁사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전은 세워졌고, 액션이 남은 상황이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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