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각지대 공공근로 여성..성추행 당해도 보상 '막막'
[KBS 제주] [앵커]
몇 달 전,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60대 여성 공공 근로자가 일하는 도중에 성추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기 쉽지 않다 보니 피해자는 지금도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공공근로를 하던 60대 여성 A 씨.
지난해부터 일을 시작해 매달 백만 원씩 세 가족의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며 보람을 느낀 것도 잠시.
지난 3월, 믿기 힘든 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음료수만 배달하냐고. 이런 날은 데이트를 해야 한다고. (하루는) 가슴을 툭 치면서, 음료수만 주지 말고 데이트 좀 하자고 그러네요."]
이 일로 A 씨는 6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더는 일을 하지 못하자 산업재해를 신청해보려 했지만 70만 원 넘는 검사비에 그마저도 포기했습니다.
결국, 국선 변호사를 통해 가해자를 고소하는 데 그쳤고 가해자는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피해자를 고용한 서귀포시는 A 씨에게 위로금을 지급했지만 피해자를 지원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공공 근로자의 성범죄나 직장 내 갑질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 통계는 물론, 대처 방안 등을 담은 지자체 지침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고은실/도의원 :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서 우리가 잘 들여다보지 않은 부분들이 없잖아 있어서. (공공 근로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거나,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굉장히 미흡했었다."]
제주에서 매년 일하는 공공근로자는 6천 명 안팎.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그래픽:김민수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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