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복장 규제, 연애 금지'..학생 인권침해 진정
[KBS 부산] [앵커]
머리 길이에다 속옷, 스타킹 색깔, 연애 금지까지.
학교에는 여전히 학생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각종 규칙이 있는데요,
청소년 시민사회단체가 학교의 인권 침해 사례를 모아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SNS로 알려진 부산의 한 중학교 쪽지 시위.
속옷이 겉으로 비치지 않게 흰색을 입으라는데,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이후 이 학교는 속옷 색깔을 학생 자율에 맡겼지만, 인권침해 소지가 많은 규정은 여전히 학교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실제 한 고등학교 생활 규칙에는 치마의 길이와 이름표 위치까지 세세히 정해두고 있습니다.
너무 긴 머리 길이나 반대로 너무 짧은 머리 길이를 제한했고, 양말, 스타킹 색상이나 모양도 정해 놨습니다.
이성 친구와의 교제나 정치적 활동 등 생각과 행동도 제한했습니다.
이런 규정을 어길 경우 대부분 벌점이 부과돼 진학 등에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김 찬/청소년 인권활동가 : "교육에 방해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죠.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고 해서 공부를 잘한다? 이런 말은 전혀 과학적이지도 않고, 개연성이 없는…. 그저 학생들의 신체를 통제하고,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한 핑계일 뿐인 거죠."]
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이 지난 1학기 동안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권 침해 사례를 제보받아 조사한 결과, 모두 25개 학교에서 70여 건의 인권 침해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이들 단체는 이 사례들이 헌법이 정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UN 아동권리협약을 위반했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오다빈/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 "이렇게 해서는 현장에서 계속 인권침해를 당하는 당사자에게는 '2차, 3차의 가해가 더 진행될 수 있겠다.'라는 판단하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는 것이 수순이겠다고…."]
이들은 또, 인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학교 교칙 제정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부산시교육청에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소연
김계애 기자 ( stone91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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