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둔갑?..위장사업장 '백태'
[KBS 전주] [앵커]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고용하는 이른바 '위장사업장'이 전북에 스무 곳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업 소득세를 내게 하는 방식으로 사업자로 위장해 4대 보험 적용은 물론 수당 지급을 피해 가는 건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조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업주가 노동자를 고용할 때 써야 하는 근로계약서.
그런데 전주의 한 콜센터 업체는 노동자에게 사업 소득세 3.3%를 떼는 내용의 위촉 계약서를 쓰게 해 사실상 개인사업자로 일을 시켰습니다.
한 숙박시설 업주는 노동자 스스로 4대 보험 가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근로계약서를 쓰기도 했습니다.
노동자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이른바 '위장사업장'들입니다
[정진우/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 : "사업주의 일방적인 조치로 사업 소득세를 납부하게 되면, 즉 4대 보험을 가입시키지 않게 되면 사실상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하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아 휴일이나 시간 외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실업 수당과 퇴직금 지급 등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전북의 위장사업장은 지난달 노동자들의 신고로 26곳이 확인됐는데, 정확한 실태 조사가 이뤄지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광수/전북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장 :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해야 그에 대한 정책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장사업장의 실태를 파악할 주체도 명확지 않습니다.
당장 생계를 잇기 위해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노동자들.
정당한 노동권 보장을 위한 관리 강화와 법 개정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조선우 기자 (ssun@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2.12 쿠데타에서 6.29 선언까지..노태우 전 대통령 '영욕의 삶'
- [단독] 세브란스 등 유명 대학병원 환자정보 수십만 건 제약사 유출
- 이용수 할머니 "대통령님,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갑시다"
- [영상] 드라마속 출근길?..화웨이 멍완저우 '영웅대접' 첫 출근
- 성추행 당해도 보상은 막막..60대 공공근로 여성의 눈물
- 국내산 둔갑 중국산 콩나물, 학교 급식에 대량 유통
- 미술교사엔 '벽화 그려라'·입원 교사엔 '매일 보고' 갑질 교장
- 조선시대 서해안 해수면 변동 확인.."해수면 변화 대비해야"
- "화상벌레, 만지면 안돼요"..곤충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 인사받고 출발했는데, 주유기 '대롱대롱'..누구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