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브란스 등 유명 대학병원 환자정보 수십만 건 제약사 유출

홍성희 2021. 10. 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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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세 세브란스 병원과 가톨릭 성모 병원, 고려대 병원 같은 유명 대학 병원에서 민감한 환자 정보 수십만 건이 제약사로 넘어가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10만 건이 넘는 정보가 유출됐는데, 이름과 주민번호, 병명 등이 포함됐습니다.

홍성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해 12월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면서 중외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압수물을 분석하던 중 중외제약 제품을 처방 받은 환자의 이름과 각종 정보가 담긴 서류 뭉치가 나왔습니다.

주요 대학병원에서 유출된 개인 정보였습니다.

유출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연세 세브란스 병원이었습니다.

십만 건이 넘었는데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처방 의약품뿐 아니라 에이즈 감염 여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 병원 약무국 관계자가 환자 정보를 엑셀로 정리해 중외제약 영업사원에게 넘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정확한 정보를 아직 모르는 상황입니다. 경찰 수사 중인 것만 제가 파악하고 있거든요."]

국내 5대 병원 중 하나인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대학교 병원 여러 곳에서도 2018년부터 2년 동안 환자 정보 수만 건이 유출됐습니다.

경찰이 유출 경로로 의심하는 건 고참 전공의인 의국장들입니다.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알고 지내던 영업사원을 소개해주며,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신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병원 주변 식당에 미리 식사 비용을 내 줬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대병원에서는 신약을 테스트하는 임상시험 연구원들이 의사의 아이디, 패스워드로 병원 시스템에 접속한 뒤 중외제약 제품 처방 환자를 분류해 건넸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경찰은 유출 경로로 의심되는 의국장 등 병원 직원들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다른 대학병원도 수사 중입니다.

해당 병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모른다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중외제약 측은 일부 영업사원들이 병원에서 처방 내역을 받은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업 실적을 증빙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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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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