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한 신규 공무원 유족 "집단 따돌림 때문"
[KBS 대전] [앵커]
올해 신규 임용된 대전시 공무원이 최근 직장 내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유가족은 대전시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며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1월 대전시 9급 공무원으로 신규 임용된 25살 이 모 씨.
지난달 말,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최근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 우울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이 씨가 휴직을 하루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겁니다.
유족 측은 이 씨가 석 달 전, 새 부서로 발령받은 뒤 직장 내 따돌림으로 힘들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속 상사의 커피 심부름 등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뒤부터 같은 팀 동료들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고, "원만하게 지내고 싶다"는 도움 요청에도 상사는 무시하는 발언만 일삼았다는 겁니다.
이 씨의 병원 진료 기록에도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김영란/유가족 : "(아들이) 잘 지내고 싶다 그랬더니 선배라는 사람이 너하고 나하고 안 맞는데 굳이 잘 지낼 필요 있겠냐, 그냥 서로 각자 지내자…."]
유족 측은 이 씨가 숨진 지 한 달이 다 돼도록 대전시의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조속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닌 만큼 더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희/유가족 측 변호사 : "공무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보호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해서 이런 관련 법령들이 시급하게 개정이 되거나 해서…."]
대전시 감사위원회는 현재 같은 부서 동료와 주변인 등 20여 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자문위원회를 꾸려 갑질 여부 등을 판단한 뒤 다음달 말쯤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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