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엔 꼭 '산천어축제' 열 수 있었으면.."
[경향신문]
화천, 3년 만에 재개 기대
‘위드 코로나’ 지켜보며 대응
규모는 예년보다 줄여 준비
“코로나19와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해와 올해 2년째 허탕을 쳤는데 다가오는 겨울철에도 산천어축제를 개최하지 못한다면 아마 지역 경제의 주름은 더욱 깊어질 겁니다.”
지난 25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산천어길에 위치한 재단법인 ‘나라’. 산천어축제를 주관하는 곳이다.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우던 한 운전자가 인근에 쌓여 있는 시설물들을 가리키며 혀를 찼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야 저것들도 쓰임새를 찾을 수 있을 텐데 걱정”이라며 “일부에서는 질병 확산을 우려해 축제 포기를 주장하고 있으나 자칫 세계적 명성을 얻은 산천어축제의 명맥이 끊길 우려도 있는 만큼 이번에는 강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나라’의 김근용 운영본부장은 “일단 시설물들을 점검하며 조심스럽게 축제 개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많아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축제에 필요한 예산을 세워 지원하는 자치단체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화천군은 지난 12일 ‘2022년 산천어축제’ 개최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대신 11월 중순~12월 초순 사이 축제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 오경택 화천군 관광정책과장은 “산천어축제는 매년 170만~18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1000억원대 안팎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국내 최대 겨울축제여서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위드 코로나’ 시행 추이를 살펴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천군은 최근 ‘2022년 산천어축제’ 주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으로 9억6000만원을 책정했다. 이는 예년 예산 27억여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축제 개최에 대비해 전국 20개 양식업체와 계약해 양식하고 있는 산천어 물량도 예년(190t)의 절반인 95t(29만마리)으로 줄였다.
오 과장은 “만약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제를 열지 못하게 되면 예산 낭비 논란도 일 수 있어 고심 끝에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여 준비 중”이라며 “송어와 빙어 얼음낚시를 테마로 한 축제를 개최하는 평창, 홍천, 인제 등 다른 자치단체들도 정부 조치와 상황을 지켜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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