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선언' 직선제 개헌으로 5共 청산..'3金' 꺾고 대권 잡아 [노태우 前 대통령 별세]
"보통 사람, 믿어주세요" 메시지로 유명
여소야대로 정국불안에 '합당' 승부수
재임 중 5共 청산하며 전두환과 마찰
퇴임 후 수천억 비자금 5·18진압 '단죄'
사면 뒤 건강 악화.. 암울한 말년 보내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쿠데타를 통해 신군부 핵심 세력으로 한국 정치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전두환 정권의 2인자에 오른 그는 1987년 여당인 민주정의당 대표를 거쳐 13대 대통령으로 권력의 정점에 섰다. 공과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인물이다. 노 전 대통령은 민정당 대표 시절인 6·29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전격 도입했고, 5공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민주화 진전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임 당시 북방외교와 통일 분야에선 혁혁한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퇴임 후 천문학적 액수의 비자금이 드러났고,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등으로 옥살이를 하는 등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또한 적지 않다.
◆12·12쿠데타로 군인에서 정치인으로
노 전 대통령은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민정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당 대표위원으로 임명됐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자 전두환 정권은 개헌 논의를 일절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4·13 호헌 조치를 단행했다. 전두환 정권은 정권이양 계획을 밝혔지만 시민들은 민주화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김대중 사면복권 및 구속자 석방 등을 담은 시국수습 방안인 6·29 선언을 발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소련 해체와 동·서독 통일 등 대외 정세가 급변하는 와중에 러시아·중국과 수교하는 등 북방외교에 적극 나선 것은 여야를 떠나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대목이다. 노태우정부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1989년 헝가리를 시작으로 공산권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90년 소련에 이어 1992년에는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 총서기와 양상쿤 국가주석 등을 만나 수교를 맺었다.
1988년 2월25일 노태우정부가 출범한 뒤 치러진 총선에서 여소야대 국회가 들어섰다. 야당의 ‘5공화국 청산’ 요구에 노태우정부가 계속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1월에 열린 국회 5공 청문회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신군부의 폭력 진압과 전두환 정권의 비자금 등 그동안 감춰졌던 비리가 드러났지만, 광주시민들에게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를 규명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여당인 민정당과 야당인 김영삼(YS)의 통일민주당, 김종필(JP)의 공화당을 합치는 기습적 ‘3당 합당’으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을 탄생시키며 여소야대 정국을 여대야소 국면으로 전환했다.
◆5000억대 비자금으로 전직 대통령 중 첫 구속
5·18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광주 5·18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비자금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거 공판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28억원을 선고받았다. 11종의 훈·포장을 박탈당하는 등 어두운 과거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을 구속한 김영삼정부가 단행한 1997년 특별사면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석방됐다.
자유의 몸을 얻었지만 이미 건강은 약해진 상황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불참할 만큼 건강은 크게 악화했다. 그는 세상을 뜨는 순간에도 6·29 선언의 주체, 12·12와 5·18의 진실, 3당 합당 과정, 불법 비자금의 용처 등 베일에 가린 현대사의 진실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김병관, 장혜진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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