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살이, 오랜 투병.. 인생무상" 노태우 이웃 연희동 주민들 '애도'

원다라 입력 2021. 10.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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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인근은 평소처럼 차분한 분위기였다.

반면 8년째 연희동에서 의류 수선점을 운영하는 A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로 사람들을 죽인 나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희동 주민 대부분은 노 전 대통령이 이곳에 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투병생활이 길었던 탓인지 직접 만나거나 본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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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 길어 직접 본 적 드물어
"외교 잘해" "쿠데타로 사람 죽여"
노 전 대통령 생전 평가는 엇갈려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택 앞. 장수현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인근은 평소처럼 차분한 분위기였다. 자택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내부가 보이지 않았고, 집 안팎으로 오가는 사람들도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병세가 악화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별세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53년 동안 연희동에서 거주했다는 윤모(76)씨는 "생전에 노 전 대통령을 여러 번 봤다. 아파서 의사들이 오고 가족들이 차에 태우고 병원 가는 모습도 봤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엔 아예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평소 예쁘게 꾸미고 다녔던 사모님(김옥숙 여사)도 최근엔 머리 모양새도 그렇고 힘들어 보였다. 사모님도 아프다고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모(55)씨는 "감옥살이를 했고 자식들은 화목하게 지내지 못해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며 "대통령 했던 게 무슨 소용인가. 오래 투병했다고 하던데 인생무상이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별세에 모두 애도했지만, 생전 평가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노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골목에서 중고 잡화점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련이랑 중국과 수교도 하지 않았나. 정말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8년째 연희동에서 의류 수선점을 운영하는 A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로 사람들을 죽인 나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희동 주민 대부분은 노 전 대통령이 이곳에 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투병생활이 길었던 탓인지 직접 만나거나 본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1932년생으로 올해 89세인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고 천식과 소뇌 위축증 등 지병으로 오랫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의 맏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지난 4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소뇌 위축증이라는 희소병으로 대뇌는 지장이 없어 의식과 사고는 할 수 있다"며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안 되면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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