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심은 소나무 보며 "좀 특이한 분"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후보는 26일 약속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 앞에 10여분 먼저 도착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재 쪽으로 다가오자 이 후보는 “어른이 오시는데 내려가야 한다”고 웃으며 문 대통령 쪽으로 다가가 먼저 인사하고 악수를 건넸다. 두 사람은 “건강 괜찮으시죠”(이 후보),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문 대통령)라며 첫인사를 나눴다.
이 후보는 상춘재로 들어가기 전 야외에서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한 뒤 “가보로 간직하겠다”며 웃었다. 이 후보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1983년 식목일에 심은 소나무를 보고 “백송도 아주 특이하게 생겼는데 심은 사람이 좀 특이한 분이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전씨에 대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회동은 차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함께 식사를 하게 되면 자리가 무거워질 수 있고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수 있어 차를 곁들인 자리로 준비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유영민 비서실장 등 고위급 참모들이 출석한 데다, 차담 참석자가 많을 경우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 대화 내용에 대한 전언이 다를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 수석만 회동에 배석했다.
이날 회동은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이틀 만에,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3일 만에 만났다. 이 수석은 브리핑에서 면담 날짜가 이날로 잡힌 데 대해 “자연스럽게 이 후보와 저희 스케줄을 맞추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를 피해 27일로 예상됐으나, 이날 오후부터 이어지는 외교 일정에 집중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 모두 시간이 비는 이날 오전으로 정해졌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과 야권 대선 후보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후보가 선출되고 요청이 있으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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