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과감하게, 좋은 정책 많이 발굴을" 이재명 "지난 대선 때 모질게 했던 부분 사과"
[경향신문]
민주당 후보 선출 16일 만에 회동
청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만났다. 이 후보가 당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이 후보는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끝까지 많이 도와달라”고 화답했다. 대장동 사건을 비롯한 민감한 현안들은 대화 주제로 오르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를 마시며 5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경쟁을 치르고 나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일요일(지난 24일)에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선 과정에서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 달라”며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이기 때문에 정책도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가끔 제가 놀란다”고 호응했다.
이 후보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전날 문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거론,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 있어 공감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과 관련,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가치는 민생, 개혁, 평화인데, 문 대통령이 잘 수행했다”며 “경제발전이나 문화강국, 군사대국으로 만든 것은 다 문 대통령 노력 덕분”이라고 추어올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졌고, 기후위기 대응도 가속화되는 역사적 위치에 처해 있다”며 “이 짐은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면담에 배석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왔다”며 “(사전 조율 과정에서)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얘기는 안 하는 것으로 서로 양해를 구했고, 실제로 그런 발언들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부동산 문제, 남북관계, 검찰 수사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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