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노태우 사망,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사망 소식에 사르트르가 한 말 떠올라.."

KBS 2021. 10.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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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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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일에 정치적 후계자 노태우 사망, 우연인지 업보인지
- "저런 살인마가 어떻게 자기 침대에서 죽다니"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사망 소식에 사르트르가 르몽드지에 기고했던 글 제목 떠올라
- 남북한 UN 동시 외교가입, 동구권 수교 등 외교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풀지못 한 한계도
- 노태우, 군에서 금기된 사조직인 하나회 조직, 12.12 반란 5.17 쿠데타 등 군인으로서 해선 안 될 일만 골라서 해
- 노태우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양김의 분열도 문제지만 관권 부정선거가 근본 원인
- 전두환 정치는 잘했다는 후보? 우리 현대사가 나락에 빠져 들어가는 것 아닌가
- 노태우 아들 노재헌씨가 광주에 여러 차례 내려가 사죄한 부분에 대해선 고인에게 조의 표하고 싶어
-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역사이고 선진국의 수준, 노태우 전 대통령도 직접 광주 영령들에 사과하고 눈감았다면 나름대로 평가 받을 텐데 아쉽고 안타까워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0월 26일 (화) 18:10~18:2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노태우 대통령 취임사 인서트>
노태우 : 평화적 정부이양의 역사적 선례를 세우신 전두환 전임 대통령. 이 나라에 민주정부를 세운 지 40년. 새로운 나라 새로운 시대를 요청하는 역사의 조류 속에 폭력이 아니라 대화가 분단을 해소시키고 민족의 재결합을 가져오는 정직한 지름길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화의 문은 언제나 어느 곳에나 열려 있음을 확인합니다. 민족자존의 새 시대에 부흥하여 대화하며 공존하고 공존하며 협력함으로써 휴전선에서도 화해의 봄을 가져옵시다. 그리하여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함께 통일의 열매를 거둡시다.

◇주진우: 1988년 2월 25일 대한민국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이 사람. 보통 사람 믿어주세요. 이런 말 외쳤습니다.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한 이야기였는데요. 6공화국 출범, 대통령 직선제, 88올림픽, 남북한 UN 동시가입 그리고 북방외교 그리고 중국과 그리고 러시아와 수교하기도 했죠. 대통령에서 물러나고 나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사반란을 주도했던 죄로 전두환 씨와 함께 옥살이를 하기도 합니다. 오랜 지병을 앓았습니다. 오늘 향년 89세로 사망했는데요. 노태우의 일생 그리고 평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선생님.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삼웅: 안녕하세요?

◇주진우: 오늘 노태우 씨가 사망했습니다.

◆김삼웅: 그랬다는 소식 듣고 있습니다.

◇주진우: 노태우 전 대통령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삼웅: 주군이 암살되는 날 42주기에 정치군인 하나회 출신으로서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가 되었던 노태우 씨 사망이 하필이면 그날이어서 우연인지 업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가 죽었다는 소식에 프랑스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의 말이 기억납니다. 사르트르는 르몽드지에 기고한. 그래서 저런 살인마가 어떻게 자기 침대에서 죽다니라는 개탄했다고 하죠. 그래서 여러 가지 평가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사르트르의 말이 떠오릅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그런데 노태우 씨는 전임 전두환 대통령보다는 나았다, 하면서 북방외교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김삼웅: 그건 사실이죠. 남북한이 동시에 UN 가입한 거라든가 동구권하고 수교한 것. 이런 부분들은 외교적인 큰 기여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연장선상에서 남북관계는 또 풀지 못했죠. 그건 한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주진우: 일단 노태우 씨를 두고 12.12와 5.18사건을 이렇게 또 같이 놓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살인죄, 내란죄. 뇌물도 엄청나게 많이 받아서 17년형이 확정되기도 했고요.

◆김삼웅: 그거는 군인 출신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군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만 골라서 했어요.

◇주진우: 그래요?

◆김삼웅: 네. 군에서는 금기시 된 사조직인 하나회를 조직하고 또 군부 반란인 12.12 반란을 일으키고 또 5.17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런 때 쿠데타의 2인자라는 말을 들었는데 수도경비사령관일 때였죠. 그리고 이게 부정선거를 구로구청 사건 이런 거라든가 관권 부정선거라든가 또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1995년에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이라는 유명한 잡지가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1995년을 빛낸 8대 사기꾼에서 8대 사기꾼이라는 그런 기사를 실었는데 전두환 씨가 두 번째고 노태우 씨가 세 번째였어요. 우리 국격에 먹칠을 한 거죠. 비자금으로 4,500억 원을 축재를 해서 이런 것들은 이명박, 박근혜의 모델 역할도 한 거로 드러났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비극적이고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주진우: 1987년 민주화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서 민주화의 봄이 오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선제 개헌을 통해서 첫 번째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3김 분열 다시 노태우 당선. 그때는 어땠습니까?

◆김삼웅: 그때는 대부분이 이제 양김. 김대중과 김영삼 양김의 분열로 정권이 다시 군부 출신으로 넘어갔다는 그런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실제로는 관권 부정이라든가 지역감정 조장이라든가 구로구청 사건. 그 백지에 투표한 무더기 투표를 집어넣었던 그런 사건들. 이런 부분들을 종합한다고 그러면 양김의 분열도 문제지만 관권 부정 이런 것들이 원천적인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부정선거 때문에 당선됐다고 이렇게 보시는군요, 선생님께서는.

◆김삼웅: 네, 그렇죠.

◇주진우: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삼웅: 우리 현대사가 나락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키고 민간인 수백 명을 학살하고 민주헌정을 짓밟고 천문학적인 치부를 하고 사과를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면 히틀러나 무솔리니나. 일본의 도조 히데키가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그런 제국주의자들의 생각하고 거의 진배없는 것이죠. 우리 국민들이 너무 순진한 건지 아량이 넓은 건지 역사의식이 부족한 건지 판단이 잘 안 섭니다.

◇주진우: 노태우 씨 아들 노재헌 씨는 광주에 여러 차례 내려가서 사죄했습니다. 그건 어떻게 평가할만 하지 않습니까?

◆김삼웅: 그렇습니다. 본인은 정작 본인은 끝내 직접 사죄를 안 했는데 그 자제들, 가족들은 광주에 내려가서 사죄를 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주진우: 노태우 씨를 후대에서는 역사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할까요?

◆김삼웅: 사필이 엄격하다 그러면 시비곡직을 제대로 가려야 되고 공과를 공정하게 기록해야 되는데 그러나 무엇보다도 쿠데타를 일으키고 헌정을 짓밟고 부정선거를 하고 민주화를 짓밟고 국민 수백 명을 학살하고. 그런 데 기여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빠져서는 안 되겠죠. 현재 우리 국민의 정서 중에는 고인이 되면 생년의 죄상을 덮어주고 미화시키는 것을 미덕인 것처럼 인식을 하죠. 그러다 보니까 악업이 계속되고 역사가 방향성을 상실하고 오늘날 윤모 씨와 같은 망언이 되풀이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죽었어도 잘못했다고 이야기해야 됩니까?

◆김삼웅: 그렇습니다. 그것이 역사고 또 선진국에 진입한 국민들의 수준이고 그럴 것 같습니다.

◇주진우: 5.18 진상규명. 진실을 위해서 가시기 전에 한말씀 해놓고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 노태우 씨도 최규하 전 총리도 그냥 가버렸습니다.

◆김삼웅: 그런 부분이 참 아쉽고 역사가 제대로 단죄를 못해온 그런 상태에 있다 보니까 본인도 끝내 자발적이었는지 지시였는지는 몰라도 자제들이 현재 광주 현장에까지 여러 차례 가서 사죄를 하고 그런 마당에 본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운명하시기 전에 직접 광주 영령들 5.18 사태. 12.12 이런 데 대해서 역사 앞에 진솔하게 사과를 하고 눈을 감았다고 그러면 그런 나름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 부분도 참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주진우: 이제 남아있는 전두환 씨가 조금 광주를 위해서 그리고 그동안에 희생자를 위해서 진실을 밝혔으면 하는데 거기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인가요, 이 사람들한테?

◆김삼웅: 노태우 씨보다는 더 죄가 무거운 그야말로 주범이고 주도자인데 지금까지 엉뚱한 소리를 하고 또 역사 현장과 사실을 외면한 거로 봐서는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다시 장폴 사르트르 르몽드지에 기고했던 글의 제목이 생각납니다. 저런 살인마가 어떻게 자기 침대에서 죽다니.

◇주진우: 알겠습니다.

◆김삼웅: 그런 내용이 생각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되새기겠습니다. 4997님께서 “우리 국민들이 순진한 건지 너무 공감합니다. 너무 아량이 많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말씀 감사합니다.

◆김삼웅: 감사합니다.

◇주진우: 건강하십시오. 김삼웅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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