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업체가 마스크 납품한 시군, 모두 여권 단체장
[KBS 창원] [앵커]
신생 마스크업체가 고성군의 납품 90%를 따내고 창원시와 검증되지도 않은 투자 협약을 맺었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능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취재해봤더니, 숨은 배경에는 전 여권 정치인사가 있었습니다.
이 신생 업체가 마스크를 납품한 시·군 단체장은 모두 여권 소속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성군에 문을 연 마스크 업체가 법인을 설립한 것은 지난해 4월입니다.
거제시장 출신의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인 권민호 씨가 감사였고, 권 씨의 동생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실제 투자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직을 그만뒀지만 동생 권 씨는 현재도 20% 지분을 갖고 업체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스크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분이 들어가 있던데 경영에 관여하시나요? 네, 밖에서 외부적으로 노력을 하고 계시죠."]
문제는 이 마스크 업체 대표가 금전 거래에서 여권 인사의 친분을 활용했다는 겁니다.
실제 권민호 씨 등 지역 여권 인사들이 공장 준공식에 참석을 했고, 업체 대표는 유력 정치인의 친필 메시지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권민호/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 : "초창기 우리 지인이 하는데 그때 관심을 많이 가져줬죠. 저는 한 번도 경영해보고 이런 건 아무것도 없고요."]
피해를 주장하는 채권자들은 이런 배경을 보고 업체에 대한 믿음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A 씨/피해 주장 채권자/음성변조 : "정치인들 화환이 안 온 것이 없었어요. 장관 이름까지. 공장 사무실 입구에 가면 정치인들 온 것을 다 붙여놨어요."]
또, 권민호 씨가 일부 채권자들에게 민·형사 소송을 취하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합니다.
[B 씨/피해 주장 채권자/음성변조 : "겁도 납니다. 솔직히. 겁도 나는데 정치인과 싸워서 제가 되겠습니까. 다 아시는 분들인데. 제가 장소 소주 팔아서 장사하는 사람인데."]
이에 대해 업체 대표는 지역 여권 인사들과 자신의 사업은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마스크 업체 대표/음성변조 : "제가 민주당을 해서 그 사람들에게 내가 이런 사람 아니까 돈 빌려달라고 했다던가요. 그것은 자기네들의 개인적인 판단이죠. 이렇게 이 사람이 발이 넓구나. 그 생각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는 거고요."]
KBS 취재 결과, 이 마스크 업체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규모의 마스크를 납품한 경남의 시·군은 고성과 남해, 통영, 창원 4곳으로, 단체장이 모두 여권 소속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앵커]
어제에 이어 연속 보도를 한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원혁 기자, 마스크 업체 대표를 둘러싼 채권 채무 문제로 불거진 일 같은데, 문제는 주변에 지역 인사들이 연루돼 있어요.
[기자]
네, 마스크 공장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해당 업체 대표에게 돈을 투자하거나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피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건은 일반인들 사이의 일일수 있는데요.
취재 과정에서 해당 업체의 배경에 권민호 씨를 포함한 지역 정치인과 정당 관계자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이번 보도를 하게 된 공적 관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기자]
채권자들이 지역 정계 인사들과 관련지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실제 취재해보니 어떻던가요?
[기자]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의 돈이 투자되거나 차용이 됐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지인이라도 큰 돈을 움직일 때는 어떤 신뢰가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해당 업체 대표가 평소에 지역의 정치인들과의 만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함께 있는 사진을 접하면서 믿음을 가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공장 개소식에는 장관과 총리, 고위 간부 경찰 화환까지 와 있었고요.
직접 사업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권민호 씨뿐 아니라 국회의원 출마를 했던 사람 등 여러 사람이 등장을 하는데, 공교롭게 해당 업체가 자치단체에 납품한 것을 보면 모두 여권 단체장인 시군이었습니다.
[앵커]
업체 대표나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들은 어떻게 해명을 하고 있나요?
[기자]
권민호 씨는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투자도 좀 하고, 일을 도운 정도이지, 지역 정치인들과 관련 짓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던 한 인사는 단순 지지자로 알고 지냈을 뿐이라고 밝혔고요.
해당 업체 대표도 지역 인사들과 사업은 무관하다고 말했는데요.
그런데 정치인과 자리를 같이하고 단체장과 각종 업무 협약을 하는 게 특히 신생 업체에게 일반적인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여러 명이 있는 거고요.
업체 대표는 채권 해결을 위해 공장을 일부 가동하면서 계약 수주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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