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비정의 화신' 사우디 왕세자 빈살만

박영서 2021. 10. 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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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사진) 왕세자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를 지낸 사드 알자브리는 지난 24일 방송된 미 CBS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 무함마드 왕세자가 삼촌인 국왕을 시해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자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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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사진) 왕세자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를 지낸 사드 알자브리는 지난 24일 방송된 미 CBS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 무함마드 왕세자가 삼촌인 국왕을 시해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자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4년 당시 사우디 정보 수장이자 전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와 만남에서 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신이 러시아에서 온 독반지를 갖고 있다면서 "나는 국왕을 암살하고 싶다. 그와 악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이코패스이자 살인자"라며 "세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우디 통치자는 압둘라 국왕이었습니다. 압둘라 국왕은 2015년 1월 자연사했고, 이복동생이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왕위를 이어받았지요.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 살만 국왕의 아들로, 당시에는 정부에서 별다른 고위직을 맡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알자브리의 주장이 맞는다면 무함마드는 국왕이자 삼촌인 압둘라를 살해할 수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은 것이 됩니다. 지난 2018년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에서 살해됐을 때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왕세자의 비정한 면모를 알 수 있는 발언입니다.

물론 무함마드 왕세자가 그냥 단순히 떠벌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 정보당국은 이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왕실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했다고 합니다.

파문이 커지자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CBS에 "알자브리는 자신의 금융범죄를 숨기기 위해 오랫동안 사실을 조작해온 인물"이라며 "그의 말은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적인 빈나예프 전 왕세자 편에 섰다가 표적이 됐고, 2017년 캐나다로 도피했지요. 사우디가 그의 횡령 의혹을 제기하자 혐의를 부인하면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캐나다로 암살단을 보냈고, 사우디에서 자녀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월 카슈끄지 암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는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공개했었지요. 결국 여론의 압력에 밀려 대(對)사우디 제재를 가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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