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관리 책임 왜 떠넘기나" 뿔난 금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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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리대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은행 등 금융사의 책임이 강화됐다는 데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법적 근거가 없는 금융당국의 당부사항일 뿐인데도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되레 금융사에 책임을 묻는 꼴"이라며 "금융사 임원이 대출관리 책임을 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문책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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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지키면 문책받나" 우려 표명
당국 "법적책임 묻는 건 아냐"
가계부채 관리대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은행 등 금융사의 책임이 강화됐다는 데 있다. 금융회사가 연초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마련할 때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보고를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대출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분기별 공급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 관리체계 내실화' 방안에 따르면 금융사는 가계부채 관리계획 수립·제출 시 CEO와 리스크관리위원회·이사회 보고를 거쳐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된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겠다는 게 당국의 의지다.
아울러 분기별 대출공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금융사가 마련한 자체 계획은 전년도 목표치 달성 여부와 한도, 중금리대출 취급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9월 일부 금융사에서 발생한 대출중단 사태를 방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내년 1월부터 엄중적용하겠다고도 했다. 은행이 차주의 재산상황, 신용상태, 변제계획 등 상환능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출을 내줬는지 보겠다는 뜻이다. 은행연합회 중심으로 심사절차를 점검한 뒤 개선사항을 정비할 계획이다.
대출총량 관리 책임을 금융사에 떠넘긴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실효성 없는 연간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회사의 관리책임까지 떠넘긴다는 얘기다. 당국이 올해 금융사에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는 5~6% 수준이었다가 6.99%로 바뀐 뒤 최종적으로 7%대까지 늘었는데, 작년 증가율(8.4%)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많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법적 근거가 없는 금융당국의 당부사항일 뿐인데도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되레 금융사에 책임을 묻는 꼴"이라며 "금융사 임원이 대출관리 책임을 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문책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총량관리에 대한 금융사 책임 여부에 대해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이 나가는 관행을 금융권에서 CEO가 책임지고 해달라는 것"이라며 "법적 책임까지 묻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출관리 모범생'으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제시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대출관리를 잘했던 은행'과 '전세대출에 실수요자 중심의 좋은 아이디어를 낸 은행'을 언급하며 "금융권 아이디어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신한은행의 올 9월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은 3.16%수준으로 은행권 연간 관리 목표치의 절반 수준이다. 연초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F) 등을 중단하고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총량관리에 나선 효과다. 국민은행 역시 '증액 범위 내 전세대출' 대책을 통해 대출중단 사태를 방지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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