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도시 기획 2편] 다문화 가정들 모여 스스로 돕고 배우는 공동체

송성환 기자 2021. 10. 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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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지난해 출생아 100명 중 6명은 다문화가정 자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는데요. 


다문화 가정 당사자들이 모여 평생학습을 통해 이주여성들의 정착과 취업을 돕는 기관이 있습니다. 


학습도시열전, 제주글로벌센터의 사례를 송성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도에서 다문화 이주여성들의 취업훈련을 돕고 있는 시에라 씨.


10년전 결혼으로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그녀 역시 적응을 위해 한국어 수업을 듣는 수강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국어 실력이 늘면서 필리핀 문화를 가르치는 강사가 됐고, 어느덧 다른 이주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기관의 팀장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시에라 / 제주 함덕면

"처음에는 집에서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거든요. 근데 여기 와보니까 미용도 배웠고요, 미싱도 배우고 메이크업도 배웠고요."


제주 결혼이주여성들의 취업과 자립을 돕기 위해 지난 2007년 120여 명의 다문화 가정 당사자들이 모여 시작된 제주글로벌센터.


설립 초기엔 다른 다문화 지원 기관처럼 한국어 수업과 취미교양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사로 나서면서 지금은 자격증 취득과 취업훈련 중심의, 어엿한 평생학습 기관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리지도사와 수공예 지도사 같은 취미영역부터 사법통역사나 국제무역사, 국제의료코디네이터 같이 전문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이주여성들의 의견을 수렴해 폭넓은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정림 사무처장 / 제주글로벌센터

"이주여성들도 사고방식이 변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업그레이드,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민간자격증을 취득해서 그 자격증으로 취업을 하려는 그런 이주여성들이 많이 생겼어요. 모든 프로그램이 자격증 대비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취업지원 프로그램 수강생 135명 중 절반이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얻었습니다.


결혼만 생각하고 먼 땅으로 이주해온 여성들이 평생학습을 통해 인생에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는 겁니다.


이연희 / 제주 용담동 (베트남에서 귀화)

"저는 한식조리사 수업 끝나고 다음에는 컴퓨터, 엑셀이나 한글 그런 것 배워보고 싶어요. 일자리 잡으면 좋고"


단순히 자격증을 따 취업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 다른 다문화 가정을 위해 다시 평생교육 강사로 나서기도 합니다.


2009년부터 강사양성을 시작해 48명의 이주여성들이 제주도 내 93개 학교에서 다문화 이해 교육으로 사회통합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김정림 사무처장 / 제주글로벌센터

"(초기에는) 왜 이 사람들은 저희를 싫어하지, 외국 것들이라고 하지? 그런데 안 되겠다, 우리가 다가가자 먼저. 그런 취지에서 저희가 봉사활동도 매달 지역에 봉사활동도 하고 있고요. 저희들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지원 혜택을 받는 것에서 나아가 스스로 돕고 배우며 정착과 자립에 나서고 있는 제주 다문화 가정들.


평생학습을 통해 사회통합의 마중물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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