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률 87%' 비공원시설 미적용 왜?
[KBS 제주] [앵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협약서에는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비는 낙찰률 87%를 적용한다는 조항이 명시돼있습니다.
사업비를 부풀릴 수 없게 하는 단서 조항인데요,
하지만 아파트 건설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전체 사업 부지 76만여㎡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만 5천여㎡에는 공원이 조성됩니다.
제주시와 사업자가 맺은 협약서에는 공원 조성 사업비의 경우 설계 내역서 상 금액에 낙찰률 87%를 적용한 금액을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원 조성에 관한 비용으로 천억 원이 책정되면, 사업자 측은 87%인 870억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더이상 사업비를 쓸 수 없어서 사업자는 공개 입찰을 통해 공원 조성 시공사를 선정해야 하고 이후 비용을 부풀릴 수도 없습니다.
이 같은 낙찰률 87% 적용은 이 사업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에서 발주하는 공사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이 사업의 비공원 시설, 즉 아파트를 건설할 때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공개 입찰을 안 해도 돼, 시공사와 시행사가 수의 계약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감리나 전문회계기관을 통해서 사업비 정산을 하더라도 제대로 검증하기는 힘들고 향후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시경/제주 경실련 공익지원센터장 : "(사업자 측에서는) 이익은 적게 났다고 할거고. 그런 과정 속에서 분양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도민 입장에서는 헐값에 토지 수용당하고 고가에 아파트 분양받고."]
제주시는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특성상 비공원시설인 아파트를 건설·분양해 수익을 내야 하는 만큼 사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아파트 건설에도 낙찰률 87%를 적용하면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기 어렵고, 오등봉공원 사업만 이런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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