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 이어 짬처리론 나왔다.."미러링 아니고 이게 현실"

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

최근 '설거지론'이라는 담론이 남초(이용자가 대부분 남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응한 '짬처리론'도 등장했다. 설거지론에 근거한 분석과 패러디 글이 난무하는 상황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면서 남녀 갈등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분석한 결과 설거지론에 대한 정의와 그에 대한 분석을 담은 글이 지난 주말을 거치며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응해 여초(이용자가 대부분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짬처리론이 부상했다. 여성혐오적 의미가 담긴 설거지론에서 성별을 바꿔 미러링(모방 행위)한 글이다.

짬처리론은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가 결혼할 나이가 되면 어리고 순진한 여자를 꼬셔서 결혼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다. '짬처리 당한' 여성은 문란한 남편을 평생 책임지며 남편이 회식, 야근을 한다고 거짓말하고 유흥업소에 가 늦게 퇴근해 독박육아에 시달리게 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남이 먹었던 음식 그릇을 설거지한다는 비유를 사용한 설거지론과 결이 비슷하다. 짬은 군대에서 먹는 짬밥(병영식을 이르는 은어)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짬처리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의미한다.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지만 경제조건이 좋은 남성이 젊은 시절 여러 남성을 만난 여성과 결혼해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설거지론 관련 의견을 개진하는 건 물론 패러디글까지 계속 재생산되고 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짬처리론을 위시한 미러링 등 반발이 나왔지만 미혼·기혼 남성 간 논쟁에도 화력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내가 퐁퐁남이다'라는 고백과 퐁퐁남을 겨냥하거나 패러디해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글들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서로 퍼나르고 있다. 설거지론의 당사자인 일부 기혼 남성을 겨냥한 '퐁퐁남'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주방세제 브랜드인 '퐁퐁'에서 따온 표현이다.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경제권을 빼앗긴 뒤 용돈을 받으며 설거지 등 가사노동까지 부담하지만 부부관계 등은 소원한 남성을 말한다.

남편은 퐁퐁, 퐁퐁남, 퐁퐁이형, 아내는 퐁퐁부인, 퐁퐁녀, 자식은 부산물이라는 비하 표현까지 나왔다. 집단을 나타내는 단(團)이 붙어 퐁퐁단이라는 용어가 나왔다. 퐁퐁단이 많이 산다고 여겨지는 지역인 동탄신도시 등 일부 2기 신도시 지역을 퐁퐁시티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짬처리론에 대해 "미러링이 아닌 현실"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육아와 가사 부담이 여성들에게 더 주어져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건 주변에서 흔히 관찰되는 세태라는 것.

짬처리론의 등장에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기획재정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6월 작성한 '코로나19 대유행의 광범위한 영향: 한국의 재정 전망 및 출산율 전망' 보고서 수치를 인용하기도 했다.

PIIE가 꼽은 한국 출산율 저하의 원인 중 하나는 '여성의 과도한 가사노동 부담'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근거로 들며 "한국 여성이 일상적 가사의 85% 정도를 맡는 등 부담이 커 결혼을 주저한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살은 안 빠지나봐요" 무례한 댓글에 하재숙 보인 반응☞ 김선호 전 여친의 전 남편 "3주 동안 세 명의 남자와 집에서 외도"☞ 김선호 '1박 2일'서 "얼마 전 미역국 끓였다"…과거 발언 재조명☞ 조민아, 만난지 3주만에 혼인신고…남편 "2번 보고 결혼 생각"☞ '오징어게임' 알리역 먼저 제안 받았던 필리핀 배우, SNS에 올린 글

강주헌 기자 z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