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독극물' 클릭만으로 구매 가능.. 관리 허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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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한 연구용 시약 전문 쇼핑몰의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화해 이렇게 물었다.
생수병 사건 용의자가 사전에 인터넷으로 아지드화나트륨 등 독극물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일반인도 본인 인증만 하면 어렵지 않게 해당 물질을 온라인 주문할 수 있었다.
이날 기자는 시약 전문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한 뒤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하는 절차만으로 아지드화나트륨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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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연구용 준수해야" 고지뿐
개인에 구매목적 확인할 길 없어
고농도 유독물질 '세탁용' 판매도
환경부 "구매 원천금지 불가능
모니터링 통해 규정 위반 단속"
피의자 부검서도 '생수 독극물'
26일 오후 한 연구용 시약 전문 쇼핑몰의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화해 이렇게 물었다. 기자는 한 시간여 전 이 쇼핑몰에서 아지드화나트륨 25g을 택배 주문했다. 기자가 다른 브랜드 제품 배송에 동의하자, 쇼핑몰 관계자는 “주문하신 제품보다 조금 고가인데 차액은 저희가 부담하겠다”고 안내했다. 아지드화나트륨은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발생한 이른바 ‘생수병 음독 사건’ 용의자가 범행에 쓴 걸로 추정되는 독극물이다.
생수병 사건 용의자가 사전에 인터넷으로 아지드화나트륨 등 독극물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일반인도 본인 인증만 하면 어렵지 않게 해당 물질을 온라인 주문할 수 있었다.
이날 기자는 시약 전문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한 뒤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하는 절차만으로 아지드화나트륨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화학물질관리법은 유해화학물질 판매업체가 온라인 거래 시 구매자에 대한 실명·연령 확인 및 본인 인증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생수병 사건 피의자 강모(사망)씨의 경우 본인 회사와 계약관계에 있는 다른 회사의 사업자등록증을 도용해 아지드화나트륨 등 유독물질을 구매했다. 경찰은 강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 18일 오후 5시37분쯤 퇴근한 뒤 곧장 관악구 자택으로 향하지 않고 밤늦게 귀가한 사실 확인하고 당시 행적을 추적 중이다. 강씨는 사건 다음 날인 19일 오전 5시쯤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강씨 몸에서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생수병 물을 마시고 쓰러졌다가 숨진 피해자에게서도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됐다.
일각에서는 개인의 유독물질 구매를 원천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정부나 대다수 전문가는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개인 발명가가 시약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며 “오남용이 확인되면 어떤 처분을 할 수 있겠지만, 이를 제도적 차원에서 막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모 대학 화학과 교수도 “독극물이나 의약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기준 이상으로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는 원리”라며 “칼이 범죄 도구로 쓰인다고 칼 판매를 금지할 건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김승환·유지혜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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