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에 '시사기획 창' 밀려나나..KBS 편성 논란

김영희 2021. 10. 26. 18: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방송> (KBS)이 12월 방영 예정인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의 편성을 둘러싸고 사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수진 <창> 팀장은 26일 "수시 편성 전략이란 이름으로 임박해서 일방적 통보가 반복되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브랜드를 높이고 신뢰를 쌓을 수 있겠냐"며 "우리는 대하드라마 방영의 필요성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프로그램 이기주의도 아니다. 시사보도 프로에 대한 공영방송의 철학이 있냐고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시사기획 창>이 방영했던 ‘대장동 게임’. 한국방송 제공

<한국방송>(KBS)이 12월 방영 예정인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편성을 둘러싸고 사내 논란이 일고 있다.

배우 주상욱·김영철·박진희 등이 출연하는 <태종 이방원>은 높은 제작비 등의 이유로 대하드라마 제작을 중단했던 한국방송이 ‘수신료 가치를 실현하는 방안’ 중 하나로 7년 만에 방영을 약속했던 작품이다. 그런데 회사 쪽이 이 드라마를 주말 9시뉴스 직후 시간대에 편성할 것을 검토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요일 밤 9시40분에 방영 중인 <시사기획 창>(이하 <창>) 제작진 등이 일방적 결정 과정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7일엔 이와 관련 보도부문 편성위원회가 소집된다.

<창> 소속 기자들 14명이 지난 22일 성명을 낸 데 이어 25일엔 한국방송기자협회, 전국기자협회가 공동성명서를 내며 비판에 동참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방송에서 기자들이 제작하는 유일한 정통시사프로그램이다. <창> 소속 기자들은 “방송법에 따른 케이비에스(KBS) 방송 편성규약상, 프로그램 취재 및 제작 실무진은 편성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며 “제작진 전원은 물론 부장까지 이 과정을 전달받지 못해 제작진의 의무와 권리를 행사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명백한 규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나 전국기자협회도 공동성명에서 양승동 사장과 편성본부장, 보도본부장 등의 책임을 물었다.

배경엔 일방적 편성 결정에 대한 반감과 함께 탐사보도프로그램이 홀대받고 있다는 기자들의 인식이 깔려있어 보인다. 2006년 <시사기획 쌈>으로 시작한 <창>은 2008년 4월부터 화요일 밤에 12년 넘게 방송되다가 2019년 토요일 밤 8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방적 통보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올 초 다시 일요일 밤 9시40분으로 옮겨졌는데 이번에 바뀐다면, 2년 사이 세번 자리를 옮기게 되는 셈이다. 홍수진 <창> 팀장은 26일 “수시 편성 전략이란 이름으로 임박해서 일방적 통보가 반복되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브랜드를 높이고 신뢰를 쌓을 수 있겠냐”며 “우리는 대하드라마 방영의 필요성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프로그램 이기주의도 아니다. 시사보도 프로에 대한 공영방송의 철학이 있냐고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도 전날 성명에서 “무원칙, 무소통 편성 전략에 자긍심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쪽은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현민 멀티플랫폼편성국장은 “대하드라마는 전통적으로 주말 뉴스 시간 이후에 해온데다 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시간대 방영이 순리라고 생각했는데, 예민한 부분까지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며 “제작진과 계속 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7일 기자협회 요구로 열리는 보도분야 편성위원회는 김종명 보도본부장과 기자협회, 편성 쪽이 참여할 예정이다.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