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 4사, KBO·구단에 손해배상 요청

장민석 기자 2021. 10. 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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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의 개막전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 /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4사가 KBO(한국야구위원회) 사무국과 10개 구단을 상대로 리그 중단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청했다.

KBSN과 MBC PLUS, SBS미디어넷, 스포티비 등 방송 4사는 25일 KBO와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공문을 보내 올 시즌 프로야구 중계로 발생한 심각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 있는 계획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7월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두산과 NC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비롯해 자가 격리에 들어간 선수가 여럿 나오자 긴급 이사회를 열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몇몇 구단은 리그 중단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전반기를 일찍 끝내고 7월 13~18일 치를 예정이었던 30경기를 추후 편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코로나 방역 때문에 뛰지 못하는 선수가 생기면 대체 선수(2군 등)로 리그를 진행한다’는 KBO 자체 코로나 매뉴얼을 스스로 어겼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도쿄올림픽 기간에는 예정했던 대로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방송 4사는 ‘술자리 파동 등 일부 선수들의 일탈로 리그가 중단돼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고, 프로야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됐다. 리그 일정을 맞추기 위한 더블헤더 편성으로 시청률과 광고 효과가 낮은 평일 낮 중계가 늘어나면서 후반기 광고 매출이 급감하고, 이미 판매한 광고의 환불 및 보상으로 이어져 막대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방송 4사에 따르면 전체 시청률은 전반기 0.775%에서 리그 중단 후 재개된 후반기엔 0.543%로 떨어졌다.

KBO와 구단들은 또 리그 일정이 빡빡해지자 후반기 들어 연장전을 없앴다. 그 결과 ‘9회 무승부’가 속출하며 승부의 긴장감이 떨어졌다. 가을 축제인 포스트 시즌 일정도 줄었다. 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에서 35년 만에 3전2선승제로 축소돼 지상파 3사(KBS·MBC·SBS)의 광고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4사는 중계권 계약서에 명시된 ‘과실에 의한 행위로 상대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정식으로 손해 배상을 요청했다. 구체적 배상 금액은 공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KBO 사무국은 작년 2월 지상파 3사와 4년간 2160억원(연평균 540억원)에 프로야구 중계권 계약을 맺었고, 지상파 3사는 이를 케이블 4사에 재판매했다.

KBO는 26일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KBO 관계자는 “KBO와 중계권 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지상파 3사인데 케이블 4사가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라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각 구단과 협의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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