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눈 앞 두고 방배5구역 날벼락..토지정화에만 1천억원

김태준 2021. 10. 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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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불소화합물 나와
정화작업에 1천억 소요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의 연내 분양이 물거품됐다. 착공을 눈앞에 두고 '오염토'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정화 작업에만 1000억원 가까운 예산과 10개월 이상 시간을 들여야 할 상황인데, 공급 시점도 밀릴뿐더러 일반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26일 방배5구역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착공계 제출을 앞두고 실시한 토양 오염물질 조사 결과 표본조사지역 10곳 모두에서 오염물질인 '불소화합물'이 발견됐다. 이곳은 용지 면적이 9만㎡를 초과해 환경영향평가 대상 구역이다. 최종 조사 결과 불소는 10곳 모두, 비소는 3곳, 아연은 1곳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났다.

조합 측은 정밀조사 후 정화 작업 실시 여부가 확정될 경우 최대 10개월 이상, 정화 비용 975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만길 방배5구역 주택재건축조합장은 "관련 법에 따르면 오염토 발견 시 토양 정화 작업을 실시하고 이후 정부 인증 기관에서 정화 검증이 완료된 후에 비로소 본공사를 착수할 수 있다"며 "구역 내 모든 지역이 불소에 오염됐다면 토양 정화량은 97만5600t으로 정화 비용은 975억원+α, 정화 기간은 10개월+α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로 방배5구역의 연내 분양은 사실상 무산됐다. 조합원 분양가 인상, 개발이익 비례율 상향 등으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던 와중에 오염토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사업 지연과 사업비 인상 등 악재가 겹쳤다. 연내 대규모로 분양될 가능성이 있던 물량이 사라지면서 분양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 주택 시장 불안도 이어지게 됐다. 방배5구역은 총 3080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만 1686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조합 측이 오염토 정화에 소요되는 비용 중 상당액을 일반분양가에 반영할 계획이어서 분양가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조합장은 "정화 비용은 분양가상한제하에서 택지비 가산 비용으로 일반분양분만큼 가산이 가능하다"며 "일반분양분과 조합원 분양분은 4대6 정도로 예상되는데 정화 비용 1000억원 중 400억원을 일반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배5구역은 이미 비례율을 종전 133%에서 244%로 상향하며 조합원 간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비례율이 높아지면 감정평가액이 높은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의 이익이 커지는 반면 낮은 주택 소유자는 추가 분담금을 물어야 한다. 이에 업계에선 연내 분양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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